[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서해상 불미스런 충돌'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정경부 국방부 장관이 28일 "제 뜻이 잘못 전달된 것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천안함을 포함해 서해수호의 날 3가지 사건(제2 연평해전·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도발)을 북한 도발에 의한 군사 충돌이라고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서해수호의 날을 "서해상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남북 간의 충돌들, 천안함을 포함해 여러 날짜가 있기 때문에 다 합쳐서 추모하는 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22일 '국방부 장관의 안보관으로 용납될 수 없는 반헌법적 인식'이라며 정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정 장관은 "북한 소행을 한 번도 부정한 적이 없다"고 수 차례 강조하며 "장병들의 희생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지휘관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퇴 의사를 묻는 한국당 이주영 의원의 질문에는 "국민과 인사권자가 소임을 맡긴 부분에 대해 한점 부끄러움 없이 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다. 명예롭게 해나갈 것"이라고 거부했다. 정 장관은 22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추모식에서 유족들을 만나 사과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한편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해군이 지난 26일 천안함 9주기 추모행사 당시 국회의원들의 참배를 의도적으로 막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추모식에 가기 위해 해군에 연락을 했는데, '유족회에서 정치인들이 추모식에 오는 걸 반대하기 때문에 부대출입을 허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유족회를 비롯해 유족분들께 확인한 결과 그런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해군이 중간에서 야당 정치인의 추모식 참가를 방해한 것"이라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해군 당국자는 "그날은 유가족 회의나 장병들과의 만남 시간 등이 예정돼 있어 (정치인을 비롯한) 외부인들이 참가를 안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국방위는 이날 해병대사령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다른 직위로 전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