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한복판에 존재했던 조선총독부 체신국 건물이 도시건축전시관과 시민문화공간으로 82년만에 시민 품에 돌아왔다. 서울시는 2015년 철거했던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 건물 자리에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조성 완료하고 28일 개관했다. 서울시는 광복 70주년인 지난 2015년 일제강점기의 잔재였던 옛 국세청 별관 건물을 철거하고 이 자리에 시민문화공간을 조성해 일제에 의해 훼손된 대한제국의 숨결과 일대의 역사성을 회복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옛 국세청 별관 부지는 원래 고종의 후궁이자 영친왕의 생모인 순헌황귀비의 사당인 덕안궁으로 사용되다 1937년 일제가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를 건립하면서 덕수궁, 성공회성당과 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이 막혔다. 1978년부터 이 건물은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사용됐다. 서울시는 국세청 별관 건물 철거를 위해 당시 소유자였던 국세청과 협의해 2014년 2월 국세청 별관 부지와 청와대 사랑채 내 서울시 부지 교환을 결정했고, 2015년 5월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지상1층~지하3층 연면적 2998㎡ 규모다. 지상은 ‘비움을 통한 원풍경 회복’이란 취지에 따라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시민광장이 만들어지고, 지하 3개 층은 국내 최초의 도시건축전시관이 자리했다. 작년 10월 임시 개관한 후 5개월의 보완 과정을 거쳤다. 지하 2층엔 시민청, 지하철 시청역까지 연결되는 지하 보행로도 새롭게 만들어졌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조성은 일제가 훼손한 세종대로 일대의 역사성과 서울의 원풍경을 회복해 시민에게 되돌려주는 서울시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 조성사업’의 하나다. 옛 국세청 별관 자리에 주변 역사?문화자원과 조화를 이루는 시민공간을 조성하고 서울시청, 시민청, 시청역과 같이 주변 지역과 보행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당초 덕수궁, 대한성공회성당, 서울광장을 연결하는 경관축을 가로 막았던 옛 국세청 별관 건물 자리에 지상 1층 높이의 시민 공간을 조성해 경관을 회복하고 근현대사의 역사적 공간을 시민 품으로 되돌려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시민 누구나 서울의 도시발전 과정과 미래 비전을 볼 수 있는 도시·건축·공간 분야의 중심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은 “여러 나라를 다니며 도시건축 박물관을 봤는데 반세기 이상 도시발전을 이룬 서울이 제대로 된 전시학습공간이 없어 부끄러웠다”며 “일제가 지은 국세청 별관을 회복하려고 수년간 노력한 끝에 시민들에게 돌려줄 수 있어 기쁘며, 건축으로 빛나는 서울을 만들겠다”꼬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8일 개관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