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는 1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부적격 의견이 병기됐다. 두 당은 문성혁 해양수산부·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격 의견을 달아 청문보고서를 채택할 방침이다. 그러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는 거부키로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박양우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앞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B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진영·문성혁·박양우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해서는 '부적격' 의견을 담아 청문 보고서를 채택할 생각이지만 김연철·박영선 후보자의 경우에는 스스로 사퇴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바른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우리당이 지명 철회 또는 자진 사퇴를 요구한 김연철·박영선 후보자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상황이 오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당과 바른당이 장관 후보자 5명에 대해서 분리대응하며 청문보고서 채택에 협조하는 것은 "국정 발목잡기"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읽힌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어 보고서를 채택할 계획이다. 행정안전위원회도 이번주 내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여야의 갈등은 청문보고서 송부 최종 시한인 오는 11일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까지 국회가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 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는데, 문 대통령이 박영선·김연철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야당의 반발은 국회 의사일정 보이콧 등의 형태로 구체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와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추진도 어긋날 수 있다.
야당의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에 대한 교체 요구도 거세졌다. 한국당과 바른당은 인사 실패에 대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 책임론을 강조했다. 특히 나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이 강행된 장관 후보자가 8명이나 된다"며 "이런 개각 참사까지 있다 보니 사실은 조국 수석 입장에서는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대통령을 편하게 해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야당의 공세를 일축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두 수석의 경질을 검토한 바 없다"며 "'자리를 내던지는 것만이 능사일까'라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상남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당 제공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