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경찰이 SK와 현대 창업주 손자들을 마약 구매 혐의로 나란히 입건한 데 이어 공급책 휴대전화에 기록된 재벌그룹 3세 등 부유층 자제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 중이다.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손자인 최모(31)씨가 마약 구매 혐의로 체포돼 지난 1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2일 고 최종건 SK회장 손자 최모씨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손자 정모씨를 마약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와 정씨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이모씨로부터 '고농도 액상 대마'를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등은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을 주문한 뒤 이씨를 직접 만나 건네 받거나 제3자를 통해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 됐다. 이들이 거래한 마약은 일반 대마초 보다 훨씬 약효가 강하지만 대마 특유의 냄새가 진하지 않기 때문에 검거가 쉽지 않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씨는 최씨 등에게 판매하고 받은 마약 수익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범행을 감추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를 먼저 검거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에 두 사람과의 연락 기록이 잦은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최근 이씨를 마약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씨로부터 확보한 휴대전화 등을 분석해 공범과 마약을 구매한 제3자들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마약을 구입한 사람들이 최씨나 정씨 같이 재벌가 일원이거나 부유층 자제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씨와 정씨가 모두 이씨로부터 마약을 구입했지만 두 사람이 같이 마약을 흡입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날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찰에 신청한 뒤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또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정씨에 대해서는 귀국하는 대로 신병을 확보해 조사할 계획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