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재회 임박…한반도 주변 '북핵 외교전' 본격 전개될 듯

북미대화 재개 시동 걸릴지 관심…김정은, 푸틴·시진핑과 연쇄 정상회담 가능성도

입력 : 2019-04-12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한미 정상회담이 11일(현지시간) 막을 내리면서 한반도 비핵화의 공은 다시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넘어갔다.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우리 정부는 한동안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한반도 주변국의 '북핵 외교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이 지난 2월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대화의 동력을 조속히 되살리기 위해 양국 간 협의가 중요하다는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열렸다고 설명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른바 ‘톱다운’식 접근을 지속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 간 '완전한 비핵화' 총론에 대한 공감대를 토대로 문 대통령은 북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내년 미 대선정국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에 집중할 여지가 적어진다는 점을 들어 조속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강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 특사파견을 통해 남북 고위급회담 또는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이 시점에서 북한과 미국의 신뢰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이라며 "지난해 5월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한 후 6월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아마 이번에도 우리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후 올해 상반기 중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거쳐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기대하고 있고, 미국 측에서도 그렇게 암시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요한 건 한미 양국이 마련한 비핵화 방법론을 북한이 어디까지 수용할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해야만 제재완화를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미 정상이 북한으로부터 영변 핵시설 외에 '플러스 알파'를 얻어낼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역할을 문 대통령이 떠안은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몸값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중국과 더욱 밀착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11일 최고인민회의를 기점으로 기존 미국과의 협상기조를 탈피하는 대신 외교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실현 여부가 관심사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조만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달 19~25일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등을 방문한 것을 놓고 김 위원장의 방러 준비 차원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의 방러가 성사될 경우, 러시아의 영향력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시점도 관심사다. 북한은 김 위원장 방러와 별개로 지난해부터 시 주석의 방북을 중국 측에 지속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북한 사진·도서 및 미술 전람회'가 시 주석의 방북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시 주석의 4월 방북-5월 방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달 북한 당국의 주요 행사로는 김일성 생일(15일)과 북한군 창건기념일(25일) 등이 있다.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0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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