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경기도가 이달 안에 북한으로 보내기로 했던 어린이 급식용 밀가루와 미세먼지 저감용 묘목 반출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달 초 통일부에 밀가루와 묘목을 북측으로 보내기 위한 반출 승인 신청을 했다.
그러나 보름 이상이 지난 이날까지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결렬이라는 평가를 받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여파다. 국내 민간단체들과 북측과의 소통도 마비된 상태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통일부 반출 승인 지연은 물론 민간단체조차 북측과의 교류가 없는 현실을 알면서도 최근까지 북측에 밀가루와 묘목을 보내겠다고 공언하면서 현실성 없는 사업을 과도하게 부풀린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도는 지난 7일까지도 "민간단체를 통해 1차로 10억원 상당의 밀가루와 5억원 규모의 묘목을 북한으로 보낼 채비를 완료했다“며 4월 내 대북지원을 고집하고 있다.
북한과 직접 교류사업을 진행 중인 민간단체들 역시 부정적이다. 북한과 직접 소통을 해왔던 한 대북지원 민간단체 관계자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과 연락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민간단체들 중에서도 북한과 접촉이 가능한 곳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통일부를 통해서도 물자 반출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도가 추진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사업 중 무산됐거나 무산 위기에 처한 대북지원사업은 이뿐만 아니다. 이화영 경기 평화부지사는 지난해 10월 '10·4 정상선언 11주년 공동기념행사' 참석차 북한을 다녀와 경기도에 옥류관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대북경제제재와 맞물려 있어 처음부터 실현이 불투명한 사업이었다. 이 부지사가 ‘옥류관 유치’와 함께 발표한 ‘스마트팜’도 대북경제제재를 고려하지 않은 제안이었다. 면밀한 검토 없이 발표부터 하고 본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경기도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 1년을 하루 앞둔 지난 2017년 2월9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뉴시스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