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광화문 남측광장에 새로 지어진 세월호 참사 '기억·안전전시공간'에 대해 "세월호 천막은 사라졌지만 아픔의 기억을 넘어 재난과 부실한 국가가 없도록 다짐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12일 오후 2시 광화문 남측광장에서 열린 '기억·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공간을 통해 다시는 재난이 없도록 다짐하고,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존재를 위해 이 장소는 여전히 기능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우리 역사가 세월호가 있기 이전과 이후로 갈릴 만큼 중대한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단순히 하나의 참사를 넘어 대한민국의 존재 근거를 묻는 사건이었다"고 했다.
박 시장은 12일 오후 2시 광화문 남측광장에서 열린 '기억·안전전시공간' 개관식에 참석해 "아픔의 기억을 넘어 재난과 부실한 국가가 없도록 다짐하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홍연 기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이 공간이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미래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이 많이 찾아야 한다"면서 "여기서 희생된 학생들이 자신들의 친구였음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과연 우리 사회가 얼마나 바뀌었나'라고 하면 많은 분이 '아직'이라고 말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때문에 기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큰)건우 아빠 김광배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진상규명 의지를 다시 모으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하는 열린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세운다는 것은 세월호 왜곡하고 지우려는 자들에게 시민들의 뜻을 알리는 엄중한 선포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휘, 이정열 가수의 '기억과 다짐의 공연'이 뒤이어 열렸으며, 끝난 뒤 이번 전시 공간을 만든 김병민 큐레이터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어떤 건축을 하더라도 세월호 천막을 새롭게 대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천막의 성격을 각인시키는 기획을 위해 광화문 광장을 향해 (전시 공간이) 열려 있려 있어 시민들을 맞이하는 특성을 지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 시장과 조 교육감을 비롯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등을 포함해 유가족과 시민 등이 참석했다.
서울시는 세월호 천막이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 8개월만인 지난 3월18일에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이곳에 새롭게 조성된 '기억·안전 전시 공간'은 목조형태의 면적 79.98㎡ 규모다. 공간은 △전시실1 △전시실2 △시민참여공간 △진실마중대, 4개로 구성됐다. 전시실1은 ‘기억을 담은 오늘’을 주제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만진다’는 촉각적 교감을 원한다는 것에 착안해 인터랙티브 조명 작품을 설치했다. 전시실2는 ‘내일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영상, 애니메이션, 키오스크 전시 작품을 설치하고 일정 주기에 따라 교체 전시할 계획이다.
광화문 남측광장에 새로 지어진 세월호 '기억·안전전시공간'.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