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2 재편 방해하는 일본, 한국 흠집내기 본격화

조선공협회장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 시장질서 위배"

입력 : 2019-04-19 오전 12: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이 주요국 정부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신고서 제출을 앞둔 가운데 이를 막으려는 일본의 방해가 본격화 되고 있다.
 
18일 조선업계와 일본해사신문 보도에 따르면, 카토오 야스히코 일본 조선공협회 회장(미쓰이 E&S 홀딩스 고문역)은 지난 17일 도쿄에서 국내외 언론사 대상 브리핑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움직임은 시장질서에 위배되는 것”이라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가 산업은행에서 현대중공업으로 변경되지만 여전히 과잉공급 능력이 온존되는 것은 유감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쟁력 없는 조선업체의 존속은 쓸데없이 세계 조선업 시황 회복을 늦춰 유해무익하다”고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6월부터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기업결합신고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결합이 이루어진 경우 국가별 경쟁당국에 이를 신고해 경쟁제한성 여부, 즉 독점이 우려되는지의 여부를 심사받는 것을 말한다. 해외 기업결합심사 통과는 인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상선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 2위로, 중국 정부가 추진중인 자국내 1, 2위 조선해양그룹인 중국선박중공집단공사(CSIC)와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간 통합보다 규모가 훨씬 '메가 딜(Mega Deal)'이다. 두 회사가 합칠 경우 사실상 상선·해양 플랜트 수주 시장에서 과거보다 높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반면 경쟁사 입장에서는 규모의 경제에서 밀려 가뜩이나 축소된 수주시장에서 가져갈 몫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한다. 때문에 일본과 중국, 유럽연합(EU), 미국 정부와 업계는 양사간 통합이 시장을 독점할 개연성이 있을지 여부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일본은 어떻게 해서든지 인수를 깨려고 흠집내기를 하고 있는데, 그나마 경쟁 우위에 있다고 판단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박도 최근 한국에 밀려 단 한척도 따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스히코 회장의 발언은 이러한 일본 업계의 초조함이 극에 달해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일본 정부는 지난 2017년 채권단이 자금난에 빠졌던 대우조선해양에게 공적자금을 지원한 점을 들어 이번 사안을 통상 이슈로 확대시키려고 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 금융기관들이 사실상 정부의 지배 아래 놓인 만큼 채권단의 지원액은 세계무역기구(WTO)가 금지한 불법 정부 보조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의 조선업 지원을 문제 삼으며 WTO에 공식 제소해 분쟁해결기구(DSP) 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WTO DSP에는 제소국 이외에도 같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국가 정부들이 옵저버로 참여할 수 있어 일본 정부는 다른 국가들을 끌어들인 뒤 이들과 연대해 한국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현대중공업이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한 뒤 정부로부터 불법 보조금을 지원 받은 업종으로 인해 자국 기업이 입었다고 판단되는 피해액 만큼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중국에게는 이러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으면서 한국에게만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면서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통상이슈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중국과 함께 자국 발주가 가장 많은 국가다. 그런데 한국 정부의 지원에 얘기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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