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올해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국산의약품들이 때 아닌 인보사 사태에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자칫 국산 의약품 전체에 대한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최소 5종의 국산의약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에 도전한다. 지난해 사상 최다 기록(4건) 경신이 가능한 수치다.
올해 FDA 허가 국산 의약품의 포문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열었다. 지난 1월 유방암 치료제 '온트루잔트(SB3)'의 판매허가를 획득하며 유럽에 이어 미국 진출 채비를 마쳤다. 이어 2월 대웅제약 보툴리놈 톡신 제제 '나보타'가 국산 제제 최초로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본격적인 미국 진출을 앞두고 주요 해외 학회 등을 통해 경쟁 제품과의 효능 비교 등이 한창이다.
3월에는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까지 승인을 받으며 지주사인 SK에 신약개발 돌입 12년 만에 첫 미국 진출이라는 성과를 안겼다. 여기에 GC녹십자 혈액제제 'IVIG-SN', 한미약품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등이 연내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FDA 3상을 진행하던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가 주성분 세포 변경 논란으로 현지 임상을 전면 중단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식약처와 FDA 판단 여부에 따라 고의성으로 결론이 나면 코오롱생명과학은 물론 국산의약품 전체에 대한 신뢰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이미 한 두차례 고배를 마신 GC녹십자와 한미약품 입장에선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악재로 작용할까 긴장감이 높아진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가 특정사의 이례적인 사례라 다른 국산 의약품의 품질과는 무관한 문제지만,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만큼 국산 의약품에 대해 의혹의 시선이 한 번쯤은 제기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순 없다"라며 "다음달 인보사 허가 유지 여부와 미국 임상 재개 여부 등이 향후 분위기를 좌우하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올해 첫 FDA 품목허가 의약품을 배출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원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