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O가 대세? 빅4 거래소는 '언감생심'

코인원, "유사 IEO" 지적에 크라우드펀딩 중단
중소거래소 중심으로 IEO 활발…"거래소 신뢰문제 유의해야"

입력 : 2019-04-29 오후 5:25:22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블록체인 업계에서 거래소공개(IEO)를 둘러싸고 거래소 간 온도차가 뚜렷하다. 최근 IEO 전문 거래소가 등장하는 등 중소형 및 외국계 거래소를 중심으로 IEO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국내 암호화폐 거래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빅4' 거래소들은 IEO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과 업비트, 코빗, 코인원 등 국내 빅4 거래소들은 IEO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ICO 금지 방침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IEO 역시 유사 ICO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게 이들 거래소의 입장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IEO도 넓게 보면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조달 방법이라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원화 입금이 가능한 4대 거래소는 정부 주목도가 달라 IEO를 진행하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코인원은 최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크라우디와 진행하기로 했던 토큰 크라우드펀딩을 잠정 중단했다. 거래소가 토큰 판매를 중개하는 IEO로 오해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토큰 크라우드펀딩은 코인원리서치센터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분석, 검토하면 크라우디가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크라우디펀딩을 진행하고 리워드(보상)로 토큰을 지급하는 형태였다.
 
코인원은 거래소 공지를 통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해 리서치 용역 및 보고서를 제공하고, 어떤 경우에도 토큰 상장을 담보하지 않는다"면서도 "외부 오해로 인해 크라우드펀딩 건을 재검토해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라우드펀딩 중단 결정에는 규제 불확실성을 제외한 다른 요인은 전혀 없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백서만으로 투자 유치가 가능한 ICO와 달리, IEO는 거래소 중개를 통해 프로젝트를 검증한다는 점에서 투자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된다. 그런 만큼 프로젝트를 일차 검증하는 거래소의 신뢰도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IEO가 중소형 거래소를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거래소 신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자체적으로 지난해 11월 △MVP(시제품) 구현 △체크리스트를 통한 상한액 설정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IEO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IEO 과정에서 현장 잡음도 나오고 있다. 후오비 코리아는 첫 프라임 프로젝트로 다날 페이프로토콜의 '페이코인(PCI)' 판매하고 상장하면서 백서를 비공개인 상태로 진행해 논란이 됐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안창현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