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부산에서 '민생투쟁 대장정'의 첫발을 뗐다. 황 대표가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 2일에 이어 닷새 만이다. 내년 총선의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확고한 지지세를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는 이날 자갈치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경제, 외교·안보 정책 등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반독재·반좌파 투쟁을 계속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가는 곳이 어디든 국민 속으로 뛰어들어 지역 주민과 함께 한 끼 식사를 하고, 마을회관이든 경로당이든 재워주는 곳에서 자며 민생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자갈치시장이 공식 휴무일이어서 기자회견장에는 상인이나 일반 손님 등이 많지 않았다.
한국당은 오는 25일까지 19일간 전국 17개 시·도를 돌며 계층과 연령 등에 관계없이 국민을 만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책 전반에 걸친 정부의 실정을 알리고,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법 등의 불합리성을 지적할 계획이다.
황 대표가 민생투쟁 출발지로 부산을 택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지역 민심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부산·경남은 최근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줄면서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한국당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으로 지역 경제가 악화하며 민심 이반이 시작됐다고 보고 기세를 몰아 총선 승리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등 정치권에선 황 대표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의 시작"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당력을 동원한 억지집회와 연출된 현장방문이 한국당에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대안정당이 되고 싶다면 국회로 돌아와 최소한 할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돌며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