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문식 기자] 연 이자율 7145%라는 살인적인 고금리를 챙긴 불법 대부업 일당 등이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특사경은 “인터넷포털사 카페 회원으로 활동하며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불법 대부를 한 무등록 대부중개업자와 이들의 활동을 묵인한 카페 관리자를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특사경은 △무등록 대부업 △불법 대부광고 △법정 최고금리 연 24% 초과 수수 등 불법 대부행위에 대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집중 수사를 진행하고 불법 대부업자 22명과 카페 관리자 1명을 적발했다. 이들의 대출 규모는 27억6948만원이고, 피해자는 1447명으로 집계됐다. 특사경 관계자는 “23명 가운데 13명을 형사입건하고, 10명은 내사가 진행 중”이라며 “모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등록 대부업자가 불법 대부업을 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등록업자가 법정 이자율 등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수사 내용을 보면, 대부·자산관리·경매·대출상담 등을 목적으로 활동하는 A카페에서는 관리자가 카페 내에서 활동하는 무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매월 20만원의 수수료를 받다가 수사에 걸렸다. 그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불법 대부 게시글을 삭제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카페에서 활동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사경은 이 카페 관리자가 36명의 대부업자로부터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총54회에 걸쳐 1063만원의 수수료를 받아왔다고 했다.
특사경은 A카페에서 불법 대부행위를 한 6명도 입건했다. 이들은 1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을 하면서 최고 연이자율 3650%에 달하는 고금리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A카페에서 50만원을 대출받은 한 회원은 5일 후 75만원(연이자율 3650%)을 갚아야 했다. 이런 식으로 6명에게 대부를 받은 사람은 모두 1358명이었으며, 불법 대부액은 16억5888만원에 달했다. 이들은 돈을 빌려주면서 지인 연락처·신분증·차용증 등을 받은 후 돈을 제때 갚지 못할 경우 문자나 전화로 지인 등에게 연락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 10명의 불법 대부업자들도 잡혔다. 이들은 대학생·저신용 서민·가정주부 등을 대상으로 7145%라는 고금리 대부를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불법 대부업자 B씨는 3090만원을 대출해 주고 51일만에 3248만원을 돌려받았지만, 이자율 335.5%에 해당하는 1200만원을 더 내놓으라고 피해자를 협박했다. B씨는 원리금 상환이 지연될 경우 피해자 자녀의 학교로 찾아간다고 협박했고, 가정주부에게는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수법도 동원해 불법 추심행위를 하기도 했다.
도 특사경은 수원·부천·김포 등 도내 전역에 무차별 불법 광고 전단지를 살포한 배포자 6명도 현장에서 검거했다. 특사경은 이번 수사에서 수사관이 대출 희망자로 위장해 전화로 유인하는 이른바 ‘미스터리쇼핑’ 수사기법 등도 동원했다. 이 가운데는 전단지를 보고 정식 등록업체로 오해해 대출을 신청한 자영업자에게 300만원을 대출해준 뒤 11일만에 330만원(이자율 330%)을 받은 대부업자도 있었다. 이들은 전단지에 ‘정식 등록업체’, ‘법정 이자 준수’ 등의 문구를 넣어 피해자를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이 도청에서 8일 ‘불법 대부업 기획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경기도
조문식 기자 journalm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