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홈쇼핑업계가 송출수수료 인상 여파로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수차례 진행된 IPTV협회와의 송출수수료 조정 협의가 진척이 없어 그 여파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홈쇼핑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 중인 장면. 사진/뉴시스
13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이 420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0.9% 하락했다. 이는 자체 브랜드인 '베라왕', '셀렉샵' 등의 취급고가 전년 대비 40.7% 고성장한 것과 반대로 영업이익은 부진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1분기 33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전년 대비 5% 하락했다. NS홈쇼핑은 1분기 영업익 13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대비 약 41% 감소했다.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은 그나마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내실적인 측면에선 아쉽다는 평가다. GS홈쇼핑의 올해 1분기 영업익은 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증가했다. 다만 세금환입분인 일회성 비용인 120억원을 제거하면 사실상 예상치보다 14% 하락한 수준이다. 롯데홈쇼핑 역시 1분기 영업익이 33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4.6% 증가했지만 취급고가 11.9% 증가한 것에 비하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같은 홈쇼핑 업계의 실적 악화는 송출수수료의 여파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홈쇼핑 7개사가 유로방송사에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1조3093억원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할 경우 업계에선 지난해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홈쇼핑의 경우 자사 T커머스 채널인 '롯데원티비'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서 올해 13억원의 추가 방송수수료를 투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매년 송출수수료가 오르는 게 부담"이라며 "IPTV는 가입자가 늘어나고 T커머스 채널과 경쟁을 하면서 송출수수료는 오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매년 높아지는 송출수수료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반면, IPTV협회와의 수수료 조정 협상은 진행이 더디다.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 진행된 협상에선 구체적으로 송출수수료와 관련해선 아직 논의된 게 없다. 다만 IPTV협회와 TV홈쇼핑협회 관계자들은 중소기업 상생방안 도출을 필두로, 계약체결 방식 개선 및 송출수수료 조정 논의 등으로 이어갈 단계적인 해법을 모색 중이다. TV홈쇼핑협회 관계자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부터 하기로 한 상황"이라며 "IPTV협회 측에서 상생방안을 제안한 게 있고 필요하면 협의를 통해서 확장하고 다음 단계로 넘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업계에선 송출수수료 논의가 이뤄지기까지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IPTV협회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가입자 수 증가에 따른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 데다, 일괄적인 방침을 홈쇼핑업체를 비롯해 T커머스업계까지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간 수천억원의 수입과 지출에 관련된 내용을 실무선에서 한두 번 만난다고 결정이 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