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 이금로 고검장 '급부상'

'수사권 조정 부담'…물망 오른 외부 인사들 대부분 고사
'문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초대 수원고검장 등 이력 주목

입력 : 2019-05-20 오전 3: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오는 7월24일 임기가 만료되는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으로 이금로 수원고검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유력하게 물망에 올랐던 사법연수원 17~19기 고위 검찰 출신 후보자들이 후보자 천거를 대부분 고사하면서다.
 
19일 검찰 내부와 법조계 인사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당초 검·경 수사권 조정 연착 및 검찰 조직 수습을 위해 검찰 출신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이 컸다.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 수뇌부에 대한 '기수 파괴'로 조직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면서 잠재적 후보들이 고사 쪽으로 의견을 굳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금로 수원고검장이 대전고검장 재직 시절인 2018년 10월23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등검찰청 5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참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외부 인사 중 한명은 “차기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검경수사권 조정안을 관철시킬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자격요건”이라며 “현재 검찰 분위기에 비춰볼 때 이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외부인사도 “수사권 조정안은 지금의 정부안대로 법안통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아무리 (검찰총장) 자리가 좋다고 해도 후배들에게 메스를 들이댈 수는 없는 일”이라고 했다.
 
외부인사들이 대부분 수사권 조정안 때문에 고사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결국 내부인사 중 한명이 낙점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검찰 내부인사로는 봉욱 대검찰청 차장과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황철규 부산고검장(이상 사법연수원 19기) 등이 있다. 사법연수원 20기인 김오수 법무부 차관과 이금로 수원고검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23기)도 꾸준히 이름이 나온다. 
 
사정당국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일단 윤 지검장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윤 지검장이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23기를 비롯한 그 위 기수가 모두 사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당한 인력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운 윤 지검장이 수사권 조정안 관철을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그는 박근혜 정부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수사를 끝으로 좌천되기 전인 지난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법무·검찰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파격인사를 고려하면 여지는 남아 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차기 총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 가장 신망하는 인사를 기용하기 마련인데, 이런 측면에서 보면 윤 지검장의 총장 승진 가능성도 없다고 단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에서 차차기 총장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전망도 없지 않다.
 
김 차관의 기용 가능성도 유력하지만, 지금의 수사권 조정안이 나오기 까지 검찰과 각을 세워 온 법무부 2인자가 검찰 수장을 맡는다는 것이 법무부나 검찰 모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하는 검사들 대부분이 형사부 검사들이다. 이들은 법무부 인사 보다는 검찰 내부 출신의 총장을 바라는 눈치다. 김 전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문 총장이 광주 출신으로, 광주 제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온 것을 고려하면 지역 안배 차원에서 타 지역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윤 지검장, 김 차관과 함께 유력 후보인 이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을 맡아 검찰개혁 밑그림 그리기에 참여한 바 있다. 이때만 해도 '법무부의 탈 검찰화'가 한창 진행됐지만, 법무부와 검찰 간 관계가 나름대로 매끄러웠던 데는 이 고검장의 역할이 컸다고 보는 검사들이 적지 않다. 이 고검장은 최근 윤 지검장이 영전할 것으로 알려졌던 초대 수원고검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의 신임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검찰 안팎의 평가도 후한 편이다. 한 고위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조직 장악력과 균형감, 리더십 등을 보면 이 고검장의 기용이 검찰 내부나 법무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고검장은 충북 증평 출신으로 청주 신흥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변수도 없지 않다. 김 차관이나 이 고검장 보다 한 기수 위인 사법연수원 19기 고검장 중 한명이 낙점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중앙'과 거리를 둬 온 인사가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다. 법조계와 사정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19기 중 유일하게 일선 검찰청에서 근무 중인 황 고검장의 이름이 많이 나온다. 물론, 봉 차장검사와 조 원장 역시 심란해진 검찰을 안정적으로 추스를 수 있는 인물로 나무랄 데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무부는 20일 오후 6시 검찰총장 후보자를 천거 접수를 마감한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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