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머리를 맞댄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방송 실무 담당자들은 이날 오후에 만나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양 부처가 국회에 제출한 방안이 엇갈린 가운데 양측은 절충안을 찾기 위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방통위의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방통위가 국회에 제시했던 시장집중 사업자 규제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방통위의 방안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지배력이 높은 사업자를 시장집중 사업자로 지정해 △사업규모 △시장점유율 △방송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 등을 검토해 이용약관 인가 사업자 및 서비스를 지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유료방송 이용요금 요금제를 신고제로 완화한 것은 국무회의까지 거쳐 결정된 것이므로 다시 인가제로 돌아가는 것은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정부과천청사의 과기정통부. 사진/박현준 기자
양 부처는 유료방송 평가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차를 보였다. 방통위는 사회문화적 관점에 따른 유료방송의 다양성 저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성을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방안에는 시장집중 사업자가 다양성 개선 계획을 방통위에 제출하고 평가 결과는 국회에 보고 후 재허가에 반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이용자 선택권 제고를 위해 품질 평가 실시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양 부처는 인터넷(IP)TV의 케이블TV 인수 후에도 방송의 지역성과 공공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공감했다.
과방위에서는 양 부처의 의견이 갈린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과방위 관계자는 "양 부처가 사전에 조율해 단일화된 정부 안을 제출하거나 이견이 있으니 국회가 정리하는 대로 따르겠다는 등의 의견이 있어야하는데 그저 다른 방안을 내놓은 상황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과방위는 양 부처와 함께 유료방송 사후규제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정부의 방안 수용 여부와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사업자의 가입자 수가 전체 시장의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5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된 뒤 일몰됐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