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동아에스티가 '국산신약 명가'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당뇨병 신약 '슈가논'을 필두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는 한편, 항암 파이프라인을 꾸준히 넓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제약사 중 손에 꼽히는 연구개발(R&D)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평가 받는다. 매출액 대비 10% 이상을 꾸준히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국산 신약 30개 중 4개를 동아에스티가 개발했다. 올해는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하는 리딩컴퍼니'라는 목표를 세우고 지속성장을 위한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 같은 동아에스티 행보의 중심에는 당뇨병치료제 '슈가논'이 있다. 슈가논은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26호 국산신약이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결과에서 나타난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 복용 편의성을 토대로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해 왔다. 발매(2016년) 첫 해 36억원이던 실적은 2017년 66억원, 2018년 9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속 성장해왔다. 동아에스티는 발매 4년차인 올해 지난해부터 실시한 CJ헬스케어와의 공동판매를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슈가논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23억원을 기록했다.
슈가논은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2년 인도 알켐과 인도·네팔, 2014년과 2015년 브라질 유로파마와 브라질·중남미 17개국, 2015년 시아 게로팜과 러시아·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에 대한 에보글립틴(슈가논 주성분)의 개발과 판매에 관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지난 4월 인돌르 통해 첫 해외 시장 발매가 이뤄지기도 했다.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는 임상이 완료돼 허가신청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슈가논을 대동맥판막석회화증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티와이바이오와 설립한 조인트벤처 '티와이레드'를 통해 국내 임상 2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주요 R&D 파이프라인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신규기전 당뇨병치료제 DA-1241는 미국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고, 파킨슨병 치료제인 DA-9805는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과민성 방광치료제 DA-8010은 국내 임상 2상 진행 중이다. 기술수출한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는 폐렴에 대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지속형 적혈구 조혈자극제 바이오시밀러 DA-3880은 파트너사인 산화화학연구소(SKK)가 지난해 일본 허가 신청을 했다.
지난 2016년 미국 애브비와의 면역항암제 DA-4501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집중 중인 항암 신약 개발 역시 순항 중이다. 지난해에만 3개의 항암제 개발 관련 계약을 체결하며 항암제 파이프라인 기반을 다지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8월 일본 바이오기업 타카라바이오와 항암 바이러스 신약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동아에스티는 타카라바이오가 일본과 미국에서 개발 중인 항암 바이러스 신약 후보물질 'C-REV'의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 권리를 가진다. 타카라바이오는 C-REV를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과 췌장암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동아에스티는 일본 내 개발 진행단계에 맞춰 국내에서 악성 흑색종과 췌장암 치료제로 허가받고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동아에스티는 신약 개발 벤처기업 에이비엘바이오와 신규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공동개발 및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연구 중인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2개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갖고 세포 주 개발 및 공정 개발,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연구 중인 면역항암제 타깃에 대한 후보물질 도출을 담당한다. 이밖에 다국적 제약·바이오 기업 아스트라제네카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맺기도 했다. 두 회사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연구 중인 3가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중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경쟁력을 키워나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는 회사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사진/동아에스티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