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마을과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시재생 모델을 적용할 6곳이 선정됐다. 서울시는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 희망지 사업 6곳을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전통시장 연계형 도시재생은 시장 내 공간의 물리적 시설개선과 시장 상인에 한정됐던 기존 시장 현대화사업 방식에서 탈피해 주거지 내 쇠퇴한 전통시장을 도시재생의 중요한 공간적 요소로 보고 시장 활성화와 주거지 재생을 결합해 마을과 시장 간 연계를 강화한다.
희망지는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주민·상인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단계에 해당한다. 시는 자치구로부터 희망지사업 대상 신청을 받아 심층 평가를 거쳐 6곳을 선정했다. 6곳은 △성북구 장위동68-14 일대(장위전통시장) △성동구 용답동13-22 일대(용답상가시장) △강서구 화곡동370-37 일대(화곡중앙골목시장) △강북구 수유동605-248 일대(장미원골목시장) △마포구 연남동277-15 일대(동진시장) △중랑구 면목3,8동459-1 일대(사가정시장)다.
6개 지역의 전통시장 상인과 배후 주거지 주민들은 마을과 시장이 상생하고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 주민모임 운영, 도시재생 교육, 지역조사 및 의제 발굴 등의 단계를 거쳐 주민이 직접 재생사업을 발굴·제안하고 지속성·효율성·파급력과 지역 주민 간 공감대 등을 고려해 각 지역별로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기본구상안도 마련한다.
성북구 장위시장은 뉴타운사업 해제구역인 장위11구역과 재개발이 추진 중인 장위10구역에 걸쳐 있다. 시장 점포 중 약 50%가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앞으로 철거될 예정으로 이번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남아있는 시장을 뉴타운사업 해제구역으로 옮겨 재정비할 계획이다. 시장 상인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동이용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성동구 용답상가시장은 인근에서 추진 중인 도시재생·재개발 사업에서 소외돼 낙후주거지로 남아있지만 기존의 시장상인회가 활발히 운영되고 청계천이 인접해 잠재력을 갖고 있는 상권이다. 시장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 거점 공간, 생활용품 공유센터, 어린이 실내 놀이터, 안전골목길 등 조성을 추진하고 청계천변 프리마켓, 야시장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강서구 화곡중앙시장은 젊은 신혼부부 층의 유입이 늘고 있는 반면 전통시장의 변화가 이에 미치지 못해 마을재생기업(CRC)을 통해 시장을 젊게 변화할 계획이다. 강북구 장미원골목시장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낙후된 주거지 환경을 개선하고 음식명가 발굴, 청년몰 유치, 시장 시설현대화 등으로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다.
마포구 동진시장은 78년에 지어진 건물형 시장으로 시설이 노후해 기능은 쇠락했으나 최근 청년 공예가들의 플리마켓 장이 되면서 인근 근린상권들도 함께 활성화되고 있다. 시장 내 신축 건물을 조성해 주민·상인·청년들의 소통 공간, 창업 공간으로 활용하고,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한 장기안심상가 모델도 도입할 계획이다.
중랑구 사가정시장은 오랫동안 시설 현대화 사업에서 제외돼 중랑구 내에서 환경개선이 가장 열악한 시장이다. 시장브랜드 제작, 주민공동이용시설 건립, 사회적 경제 발굴, 청년상인 육성, 사가정역 젊음의 거리 조성, CPTED(범죄예방 환경설계)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시범 사업지 2곳을 연말에 선정할 계획이다. 도시재생 코디네이터가 사업 기간 동안 모니터링한 결과와 사업이 종료 시 평가위원회의 종합 평가를 바탕으로 최종 선정된다. 지역당 최대 5000만원의 사업비와 도시재생 코디네이터 파견을 지원한다. 이후 시범 사업지로 선정되면 지역특성, 사업내용 등을 감안해 1곳당 100억원 이내의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