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9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돌입한다. 다만 임금 인상, 정규직 충원 등 난제가 놓여있어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3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 우선 임금 인상이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노조는 2019년 단체교섭 요구안을 마련해 기본급 9만1580원(호봉승급분 제외), 격차해소 특별요구 3만1946원 등 총 12만3526원의 임금 인상을 요구키로 했다. 호봉승급분까지 포함하면 총 인상 규모는 15만원대로 상승한다.
게다가 노조는 성과급은 당기순이익의 30%,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정규직 충원, 해고자 원직복직 및 고소고발·손배가압류 철회 등도 요구안에 포함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6450억원이다. 현대차 노조 조합원이 5만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규모는 1인당 1000만원에 육박한다.
정규직 충원을 두고도 노사 의견차가 크다. 노조는 지난 28일 성명서에서 “2017년부터 2025년까지 1만7500명의 조합원이 정년퇴직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사측은 정년 퇴직자의 정규직 일자리에 대해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신규채용 불가 방침만을 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변화를 감안하면 5000명 정도의 인력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최소 1만명 이상의 정규직이 충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사가 3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에 돌입한다. 이달 초 현대차 노조 임시 대의원대회 모습. 사진/현대차 노조
반면, 사측은 지난 3월, 친환경차 생산 확대 추세 등을 감안해 2025년까지 인력의 20%를 감축해야 한다는 의사를 노조에 전달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도 최근 구조조정 관련 잘문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메이커들은 미래 자동차 시대를 대비해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면서 “현대차도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를 통해 인력감축을 시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도 변수로 거론된다. 현대차의 통상임금 소송은 2심까지 사측이 승소했고 대법원 판결만 남아 있다. 하지만 기아차는 2심까지 노조가 승소한 후 지난 3월 노사 합의로 마무리지었다. 기아차 노사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해 월 평균 3만1549원 인상 등의 방안에 합의했다. 현대차 노조는 통상임금 사안을 두고 기아차와 동일한 수준의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임단협 교섭 타결에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 노조 집행부 선거도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노조 지부장 선거는 오는 12월로 예정돼있고 사실상 선거전이 10월부터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노사가 협상할 수 있는 기간은 6월에서 9월 사이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신임 집행부가 들어서면 임단협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 경우 노사 합의는 연내에 마무리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재작년 임단협은 해를 넘겼지만 지난해에는 노사가 회사 위기상황에 공감하고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타결됐다”면서 “올해도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