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유럽 항공대란으로 각 산업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인 여행업계의 피해는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긴급 교통장관 회의를 열어 항공기 운항금지를 서서히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유럽 전체 항공편의 30%에 그쳤던 민간 항공기의 운항률은 20일부터 10∼15%포인트 이상씩 높아져 오는 22일께에는 8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여행업계는 유럽 항공대란이 빠르게 정상화됨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이달 내에는 대부분의 항공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이번 항공대란은 단기 이벤트성 악재에 머물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혹, 이번 항공대란이 자칫 장기화된다고 하더라도 올 들어 이어온 여행업계의 상승세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여행업체들의 경우 중국과 일본, 동남아, 미주권의 비중의 높아 상대적으로 유럽의 비중은 낮은 상황이다.
하나투어(039130)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에서 유럽관련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6%, 송출객수는 10%에 그치고 있다.
모두투어(080160)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해, 전체 송출객 수에서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올 2분기 전체 예약자 6만명 중 유럽지역 예약자도 1000여명에 불과해 전체의 1.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럽의 항공대란이 계속돼도 현재 전반적인 여행업계 상승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란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현재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란 점도 여행업계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유럽의 경우 여행기간이 긴 만큼 대부분의 수요가 방학과 휴가가 있는 7,8월에 집중된다.
하나투어의 경우 성수기인 3분기, 유럽 부문의 비중은 매출이 전체의 20%, 모객이 8% 가량으로 증가한다.
유럽관련상품의 경우 중국과 동남아 등 근거리 여행 상품을 파는 것보다 수익률이 높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가 성수기에 앞서 발생하고, 또 성수기 전에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여행업계로선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여행업계의 경우 지역성 악재보단 전반적인 경기의 영향을 받는다"며 "경기회복으로 여행 수요가 많은 만큼 유럽 항공대란이 장기화된다 해도 유럽에 대한 수요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전반적인 여행 수요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중론을 펴는 업계 관계자도 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행업계의 영향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며 “사태가 자칫 장기화될 경우 여행객들의 심리적 위축으로 이어지며 여행업계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