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도 미중 무역분쟁 '불똥'

중국,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방침…벌크선, 물동량 감소에 운임 하락 불가피

입력 : 2019-06-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제 해운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벌크선 물동량 감소에 이은 운임 하락도 불가파해졌기 때문이다.
 
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중국의 국영 곡물 수입업체들은 정부로부터 '미국산 대두를 계속해서 수입하라'는 지시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중간 무역협상이 중단된 상황인 만큼 당분간 대두 수입이 재개되지 않을 것이란 복수 전문가들의 전망도 나왔다. 다만 기존에 수입했던 물량에 대해서는 취소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운업계가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팬오션의 'SEA FUJIYAMA'호. 사진/뉴시스
 
중국은 지난해 7월에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에 미국산 대두의 수출물량이 급감했다. 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해사연구본부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에 따르면 중국은 올 1분기에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84%까지 줄였다.  
 
그러나 관세 인상에 그치지 않고 미국산 대두 수입을 아예 중단키로 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전면 중단될 경우에는 수요가 급격히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원재료를 운반하는 벌크선 시황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초 벌크선운임지수(BDI)는 지난 2016년 이후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6년 676포인트로 저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2017년에는 1158포인트, 2018년 1348포인트까지 상승세가 계속됐다. 올 1월에도 1063포인트로 1000선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2월 전월 대비 41% 가량 하락한 629포인트로 급락했다. 3월에는 680포인트을 기록하며 51포인트 상승했으나 여전히 700선대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는 올 초 브라질 철광석 생산업체 발레(Vale)사의 댐 붕괴 사고 영향이 컸다. 이 사고로 철광석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란 우려에 운임은 작년 평균보다 48% 가까이 하락했다. 
 
물동량 감소와 낮은 운임은 선사들의 수익성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댐 붕괴 사고로 철광석 생산량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할 경우 물동량 하락으로 운임은 더욱 하락할 수 밖에 없다.
 
국내 해운업계 역시 타격을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특히 재 국내 해운업계는 장기 불황으로 외형이 크게 축소된 상태인 데다 상당수의 선사들이 운송 원가절감을 위해 지난 수년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는 더욱 클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이에 해운업계는 미중 무역협상 전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운선사 관계자는 "운임 하락은 선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당장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것인지 정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높다"면서 "양국간의 무역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도 있고 실제로 수입이 전면중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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