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5m 반경을 30대 카메라가 촬영…청하의 '벌써 12시' 완성

LGU+ AR스튜디오 가보니
100억 투자…연말까지 1만5000편 AR콘텐츠 확대

입력 : 2019-06-02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아리랑TV 4층. 굳게 닫힌 문을 열고 들어가니 반경 2.5m 원형 공간을 4K 카메라 30대가 에워싸고 있다. 증강현실(AR)콘텐츠 촬영을 할 모델이 들어오자 원기둥에 달려있던 18대의 조명이 켜진다. 이윽고 가수 청하의 '벌써 12시'가 흘러나오고, 모델이 물 흐르듯 춤을 춘다. 30초간 촬영된 900여장의 동영상은 촬영 공간 옆에 마련된 조정실로 실시간 보내진다. 15대의 컴퓨터가 가동돼 3시간의 렌더링 작업이 진행된다. 이후 그래픽과 음향작업이 더해지면 하나의 콘텐츠가 완성된다. LG유플러스가 5세대(5G) 통신 서비스로 야침차게 내놓은 AR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LG유플러스 직원이 AR 스튜디오에서 촬영이 진행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장소가 AR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원형 무대다. 사진/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1일 언론에 처음으로 AR스튜디오를 공개했다. 지난달 5G 상용화 당시 선보였던 △청하·레드벨벳·에이핑크·여자친구·아이콘 등 K팝댄스 △유세윤·유병재 등 예능 △홈트레이닝 △AR스티커 등의 콘텐츠가 만들어진 공간이다. 지금까지 140여명의 스타 및 인플루언서가 참여했다. 
 
AR스튜디오는 얼굴·손가락·머리카락 등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실시간 스트리밍 지원을 하기 위해 볼륨메트릭 캡처 기술이 도입됐다. 방대한 영상 데이터 정보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동적 객체의 3차원(3D) 모델을 연속적으로 생성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360도 촬영 제작 기술을 보유한 미국 스타트업 8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AR스튜디오도 미국에 있는 8i의 것을 벤치마킹했다. 반경 1.5m인 미국 스튜디오와 달리 아이돌의 안무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공간을 2.5m로 확대했다. 현재로서 피사체와 카메라를 최대한 넓힐 수 있는 수준이자, 규모면에서는 세계 최대라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AR콘텐츠 촬영자 옆 조정실에서 영상 이미지를 렌더링 하고 있다. 사진/이지은 기자
 
AR콘텐츠는 실사 기반, 입체 영상으로 만들어진 까닭에 360도 어느 방향을 돌려가며 볼 수 있다. 1분 분량의 콘텐츠 용량은 대략 600메가바이트(MB)에 달한다. 일반영화 60분 분량이 1000MB 차지하는 것에 비해 고용량 콘텐츠다. 
 
AR콘텐츠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데이터로 따지면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5G에서 트래픽 자체는 3배 정도 높아졌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5G 초기 시장이기에 얼리어답터 등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5G에서 트래픽 자체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상현실(VR) 기기를 가지고 있는 고객은 거의 VR 콘텐츠를 감상 중이고, AR 서비스도 전체 (5G)고객 중 30%가 들어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5G 서비스 확산을 위해 올해 AR콘텐츠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날 김준형 LG유플러스 FC부문 5G서비스추진그룹장은 "연내 AR스튜디오를 추가로 구축하고, 현재 750여편에 달하는 AR콘텐츠 수를 1만5000여편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투입되는 모든 제반 비용은 100억원을 예상했다. 
 
김준형 LG유플러스 FC부문 5G서비스추진그룹장(오른쪽)이 AR 콘텐츠 확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추가로 여는 AR스튜디오의 경우 현재 운영 중인 곳과 특성을 다르게 만들 예정이다. 다양한 AR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국내에 AR스튜디오가 없는 점을 고려 외부 오픈도 논의 중이다. 김 그룹장은 "개방된 스튜디오를 통해 AR콘텐츠 생태계를 확산하자는 것이 기본적 취지"라고 설명했다. 콘텐츠는 초기 아이돌 중심의 콘텐츠에서 나아가 다양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바이럴 효과가 좋은 SNS스타 제작,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키즈 장르, 5G 주고객인 30~40대를 위한 스포츠 장르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는 AR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모델(BM) 확대에도 나선다. AR글래스까지 도입된다면 시장이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김 그룹장은 "지금은 5G 단말로만 볼 수 있지만 AR글래스 등이 보급되면 차 전시장 같은 곳에서 전시되지 않은 차도 보는 방식으로 발전 가능하다"며 "해외 제휴 문의도 이어지고 있어 콘텐츠 비즈니스 확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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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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