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를 넘어 해외 주요시장 진출을 목전에 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제기된 의혹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의 미국·유럽, 중국 등 대형시장 진출을 앞둔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최근 연일 고개를 들고 있는 부정적 이슈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각 사별 적극적 해명을 통한 대응으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대웅제약은 초읽기에 들어간 유럽 현지허가 지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 나보타(유럽명: 누시바)와 관련한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한 탓이다. 지난 4월 CHMP로부터 나보타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허가 승인 권고 의견을 받으며 3개월 내 허가 여부 최종결정이 기대됐던 것에 비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웅제약 측은 이미 나보타의 유효성·안전성에 대한 현지 평가를 기반으로 승인 권고 의견이 내려진데다, 자료 요구가 회사 측이 아닌 EC와 CHMP간 진행된다는 점에서 승인 여부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 미국 허가에 이어 미국과 함께 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 중인 유럽 허가까지 순항을 기대하던 입장에선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긴 셈이다.
국내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메디톡스는 때아닌 허가심사 중단설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 5일 상반기 현지 허가가 기대되던 메디톡신(수출명: 뉴로녹스)의 중국 허가심사 중단설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급락, 오전 한때 52주 최저가인 39만5900월을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 측이 법적대응을 비롯한 강경한 입장과 함께 관련 의혹들을 일축하고 나서며 겨우 진정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주가는 허가심사 중단설 제기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적극적 해명을 통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각 사와 달리 업계는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인보사 사태로 가뜩이나 냉각된 분위기에 품질 경쟁력을 자신하던 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허가에서 고배를 마실 경우 자칫 국산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균주 출처를 둔 법적 분쟁이라는 잠재적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시장 허가와 관련된 부정적 의혹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소"라며 "성공 확률이 낮은 바이오산업에서 불확실성은 타 산업 대비 여파가 큰 만큼 주요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확실한 대형 호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한 환자가 피부미용을 목적으로 보툴리눔 톡신 시술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