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대형마트 창고형 할인매장이 명품 코너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병행 수입으로 시중 명품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 데다, 직접 현장에서 제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어 집객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매장에 병행 수입 명품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13일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따르면 각각의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와 '빅마켓'에서 명품 코너를 강화해 모객 효과를 높인다.
트레이더스는 프라다, 구찌, 버버리, 페라가모 등 력셔리 브랜드의 명품 코너에서 판매하는 제품군을 늘리고, 프로모션 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 트레이더스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초격차 MD' 전략 강화를 위해 병행 수입 명품을 제품군에 포함했다. 다른 경쟁 업체가 따라올 수 없도록 해외 직구 수요가 큰 명품을 사전 기획해 병행 수입을 진행하고, 삼성카드 할인 혜택을 더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현재 구찌 공식 매장에서 정가로 80만원에 판매되는 '에이스 자수 스니커즈'는 현재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66만8000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삼성카드 사용 시 7% 추가 청구할인이 적용되면 62만원까지 할인된다. 이미 트레이더스에선 구찌 신발 관련 상품이 일제히 품절됐다. 이외에도 가방 등의 명품을 오프라인 매장 대비 평균 30~5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인다.
롯데마트의 창고형 매장 '빅마켓'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명품군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다. 빅마켓은 지난해 병행수입 명품 품목 수를 전년 대비 2배인 500여개로 확장했다. 특히 캐리어, 액세서리 등 잡화류 등의 매출이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속적으로 병행 상품 분류 단위(SKU)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병행 수입 SKU를 39개에서 올해 5월까지 77개로 늘렸다.
이처럼 창고형 매장들이 명품 코너를 강화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병행 수입의 경우 마케팅비, 광고비, 대리점 수수료가 포함되지 않아 소비자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접할 수 있다. 직접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아울러 패션 시장 침체에 2030세대의 명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명품 매장을 확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 결과 창고형 할인매장의 명품 매출 역시 해마다 증가 추세다. 트레이더스에서는 지난해 병행 수입 명품 매출이 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37억원) 대비 매출이 13.5% 증가한 수준이다. 롯데 빅마켓의 병행수입 상품 신장율도 2017년 17%, 2018년에는 23%가량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매출 향상과 모객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앞으로도 명품군을 확대하고 관련 매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입소문이 나거나 괜찮은 병행 수입 명품을 저렴하게 파는 것을 한두 번 성공하는 경험이 생기면 고객들이 오기 때문에 매출 증가와 모객에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