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경쟁과 보상이라는 게임의 특성을 일상에 접목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무너진 디지털 경제 속에서 사회 문제를 게임으로 풀어보자는 설명이다.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과 교수는 13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을 살리는 게이미피케이션' 정책토론회에서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며 그 안에서 재미를 느끼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방법으로 게이미피케이션을 이용하고 있다"며 "전세계 많은 도시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이 방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 사고와 게임 원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이용자를 참여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레벨 △순위표 △도전과 과제 △사회적 참여 등 게임의 원리를 일상 속에 접목한 것이다. 지하철 계단에 피아노 소리를 집어넣어 시민들이 계단을 활용하도록 유도한 것이 게이미피케이션의 사례 중 하나다.
조민성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회장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핵심인 게이미피케이션을 관광 활성화에 접목하기 위한 이태원의 사례를 소개했다. 연합회는 현재 제주맥주, SK에너지 등 기업과 손잡고 이태원 길거리를 꾸미고, 이태원 거리에서 즐길 게임 앱을 개발하고 있다. 조 회장은 "상인들은 최저임금 인상이나 임대료 상승이 아닌 거리에 사람이 없다는 점을 가장 걱정한다"며 "이태원 지역 곳곳의 관광 명소를 새로운 방법으로 체험하게 할 방법으로 게임을 적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을 지역 사회에 성공적으로 도입하려면 △시민 참여 △플랫폼 △독립 운영 등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민의 아이디어 발굴·실행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성과 창출을 보여주고 지속적인 실행 체계를 만들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 지원을 최소화하며 독립적으로 운영할 주체도 필요하다. 임 교수는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흥행하자 국내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AR앱을 출시했지만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들은 없다"며 "단순히 한번 즐기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형태의 게이미피케이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을 살리는 게이미피케이션' 정책토론회. 사진 왼쪽부터 조민성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회장, 한동승 전주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오준원 젬블로 대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 권선주 블루클라우드 대표,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 임충재 계명대 게임모바일공학과 교수, 현웅재 게이미피케이션포럼 대표.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