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연 기자] 공주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공주문화원이 원장에게 수당 명목으로 2년 간 수천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고, 이 비용을 다시 문화원에 셀프 기부했다. 남의 돈으로 기부를 한 상황이 된 것. 또, 10만 원 대의 비용을 여러 차례에 걸쳐 경조사비용으로 지출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또 연간 약 5억 원 가량의 연간 운영 예산 중 자체 수입원으로 구분되는 8000~9000만원 중 회비수입 2000여만원과 문화강좌 수익금 등 총 3200여만원을 제외한 수천만원을, 시에서 무상제공한 건물과 부대시설의 대관료 수입은 보조금 성격임에도 반납하지 않고 이월시켰다.
공주시도 이와 관련해 은행 이자 등 보조금으로 인해 발생되는 각종 수익금을 반환시켜야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이를 받은 적이 없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해 의회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 같은 내용은 14일 공주시의회(의장 박병수)가 공주시 문화체육과를 상대로 한 5일차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이종운)에서 드러났다.
서승열 의원(가선거구,민주당)이 제기한 이 사안에 대해 문화원 측은 잘못을 시인하고, 시정을 약속했다.
서 의원은 “문화원 정관에 ‘임원의 보수는 지급하지 아니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나와 있다. 또 ‘다만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당 및 실비를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문화원은 원장에게 월급을 지급했는데 인건비 신고는 했느냐”고 물었다.
이어 “업무추진비도 올해 578만6060원을 사용했는데, 경조사비로 10만원을 받은 사람이 공무원일 경우에는 김영란법을 위반이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화원 관계자는 “매달 월급을 지급했고, 지급된 월급은 전액 기부했다. 원장은 정식 직원이 아니어서 세무서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답변해 문제를 사실상 인정했다.
이종운 위원장도 “2015년부터 자료를 보니 문화체육과에서 체크를 못했다. 집행부에서도 책임이 있다. ‘공주문화원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를 보면 ‘문화원장은 지원받은 보조금을 사용한 후 잔액이 있으면 잔액 및 이자 발생분에 대하여 반납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원 정관에도 ‘임원의 보수는 지급하지 아니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나와 있지 않느냐. 이것이 원칙이다. 단서가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매월 150만원이 원장에게 월급으로 지급됐다. 이것을 다시 기부한 것은, 남의 돈으로 기부를 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잔액이 남으면 공주시 문화원 조례에 따라 반납해야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행감장에 출석한 문화원장은 “반납을 해야 된다면 반납토록 하겠다”며 “문화원장 출마 당시 보수 없이 봉사 할 것과 4년 단임 등을 공약했었다, 잘못된 부분은 국장이나 직원의 탓이 아니라, 원장인 내 명에 따라서 한 것이기 때문에 책임은 내가 지겠다. 필요하다면 문화원장 직을 물러날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보조금에 대한 부분만을 정산하고 있고, 문화원은 자체 문화수입을 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승열 공주시의원이 공주문화원을 상대로 질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공주=김종연 기자 kimsto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