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양자암호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 우려했다.
박 사장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자정보통신포럼(이하 포럼) 창립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미중 무역 분쟁이 양자암호 시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양자암호 시장이 아직 크지 않지만 센서티비티(민감도)는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기업 IDQ의 주식 50%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지난 2001년 설립된 IDQ는 2002년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기를 출시했고 2006년 양자키분배 서비스를 출시했다.
(왼쪽부터) 박정호 SKT 사장, 통역사, 아서 허먼 허드슨연구소 연구원, 이영상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 김명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박 사장은 이날 창립식에서 열린 대담에서 아서 허먼 미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박사)에게 "스위스(IDQ)에 투자하기 전에 중국 투자자도 있었다"며 "최근 화웨이 이슈를 보면 그 회사에 중국 주주가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허먼 박사는 "어려운 질문이지만 중국 투자자가 그 회사의 이사회 멤버에서 떠나준다면 미국과의 상호협력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 사장과 허먼 박사는 기업들이 투자 받기 어려운 상황에 공감하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사장은 "양자암호통신 관련 예산이 늘었지만 관련 법안이 나와 더 큰 규모의 예산이 배정된다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허먼 박사는 "워싱턴의 친구가 투자를 받으려면 중국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며 "때문에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최근 화웨이 논란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는 화웨이 장비를 쓰지 않지만 이러한 거버넌스 문제가 해결돼야 장비로서 역할을 하지 않겠나"며 "단말기는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5세대(5G) 통신 품질 저하 논란과 관련해 "4월초에 비해 (품질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며 "인빌딩(실내)의 5G는 아직 해결이 안됐지만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창립된 포럼은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포럼은 국회·정부·산업계·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하며 △연구개발 전문위원회(22명) △인력 전문위원회(13명) △산업기반조성 전문위원회(20명) 등으로 구성됐다. 포럼은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각국의 양자정보통신 관련 주요 정책과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입법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961년에 설립된 허드슨 연구소는 지난해 초 '퀀텀 얼라이언스 이니셔티브(QAI)'를 결정하고 미국 정부 양자지원법 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양자 컴퓨팅과 양자 사이버 보안 등 미국의 양자 컴퓨팅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이날 포럼과 아서 허먼 미국 허드슨 연구소 선임연구원(박사)은 양자정보통신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