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전후로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각국 정상회담이 동시다발로 진행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한 가운데 정상 간 연쇄접촉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20~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이 그 시작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8일 기자들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대화 동력과 불씨를 살리는데 북중 간 대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중 정상이 만나는 것에 있어서 우리 정부가 (중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시 주석 방북에) 우리 정부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열린 대담에서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전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비핵화를 위해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공을 김 위원장에게 넘긴 것이다. 시 주석 방북이 전격 발표된 가운데, 청와대는 이를 통해 북미대화 재개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한 달 여 전에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만났던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정부 입장에서는 시 주석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복귀 의사를 끌어낸 뒤 G20 정상회의 중 열릴 한중,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각국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최상의 결과다. 반면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결속을 과시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G20 정상회의 후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이 그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양국 평가를 공유하고 3차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향후 비핵화 협상 전망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무진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8일 미국으로 떠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오는 21일까지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비롯한 미 행정부 고위인사들을 만나 비핵화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비건 대표도 내주 초 한국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