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정부는 1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발령안을 심의·의결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수일 내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송부할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
'국회 보이콧' 중인 자유한국당도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에는 참여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의원총회에서 "검찰을 정권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음흉한 계략을 반드시 청문회를 통해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초중순 개최가 유력한 청문회에서 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코드인사', '정치 편향성' 논란을 집중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윤 후보자가 진두지휘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및 '사법농단' 수사 등을 문제삼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 정치인들을 표적수사 하려는 것 아니냐고 경계할 것으로 보인다.
66억원대에 달하는 윤 후보자의 재산문제도 검증 대상이다. 지난해 3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 변동사항'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65억9077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는 법무·검찰 고위 간부 중 1위다. 다만 신고 재산 중 본인 몫은 예금 2억여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토지와 건물, 예금 49억원은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소유다.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윤 후보자(1960년생)와 띠동갑이다. 두 사람은 윤 후보자가 만 52세이던 2012년 결혼했다. 김 대표는 주식투자를 통해 목돈을 모았고 사업체를 운영해 재산을 늘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설립된 코바나컨텐츠는 문화콘텐츠 제작 및 투자업체로 '까르띠에 소장품전', '샤갈전', '고갱전', 뮤지컬 '미스사이공' 등 다수의 유명 전시회와 공연을 주관했다.
야당에선 윤 후보자 부인 등 주변인을 도마에 올려 국민 여론을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종의 우회공세로 윤 후보자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향후 전개될 '적폐청산 드라이브' 동력을 최대한 약화시키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여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윤 후보자의 검찰개혁 의지 점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윤 후보자는 공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수통'이자 '조직(검찰)에 충성'하는 윤 후보자가 수사권 조정에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의 '악연'도 부각시킬 전망이다.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후보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을 함께 적용하려 했지만 당시 법무부장관이었던 황 대표의 반대에 부딪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윤 후보자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사 초기부터 법무·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고, 이후 좌천성 인사로 한직을 전전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압력은 없었다"며 "장관은 수사보고를 받아 그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런 합법적 이야기를 한 것 외에는 부당한 압력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