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기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장. 사진/협의회
전국 대학교들이 등록금 동결 등으로 인한 재정 부족을 호소하며 정부에게 지원을 촉구했다.
18일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에 따르면, 협의회 회원 기획처장·실장들은 최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계세미나에 참석해 성명서를 낭독했다.
이들은 "정부는 OECD평균 이상 학생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를 보장하고 GDP 증가율에 대응하도록 대학 투자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라"며 "특히 안정적인 대학재정 확보 위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즉각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대학이 지원을 바라는 이유는 지난 2009년 본격적으로 시작된 등록금 부담 인하와 동결 정책 이후 재정 형편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2011년 11조원이었던 사립대학 등록금이 2017년 10.5조원이며, 실질 내용은 5000억원대 감소폭보다 더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OECD 교육통계에 따르면, 한국 대학의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는 구매력 기준 1만109달러로서 OECD 평균 1만5656달러의 65% 정도다. 학생 1인당 고등교육비는 2009년 국민 1인당 GDP 대비 35% 수준에서 5년 후 28%까지 하락했다.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교육예산 대비 고등교육예산 비중은 2010년 10.5%에서 올해 8.5%로 줄었으며,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불변가격 기준으로 2009년 대비 지난해 국공립대학의 실질등록금은 –16.4%, 사립대학은 –11.8% 급락했다. 학생 수 감소를 고려한 대학등록금 수입은 더욱 크게 급감했다.
여기에 2017년 기준 입학금 폐지로 수입 3507억원이 줄고, 2015년 868억원 감소 이후 적립금이 매년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입은 지지부진해지지만 비용을 투입할 분야는 늘어난다. 정부는 오는 8월 시행하는 강사법에 대비해 강사들에게 방학 중 임금과 퇴직금을 지원하지만, 강사법이 정착된 이후에도 예산 투입을 계속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험실습기자재 노후화도 1990년대 중·하반기부터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국가장학금을 제외한 국고지원은 크게 감소해 대부분의 대학이 연구비, 실험실습비, 기계기구매입비, 도서구입비 등 핵심 비용을 큰 폭으로 줄이고 강의규모 확대, 강좌 수 축소 등의 '자구책'을 시행할 우려가 제기된다.
결국 대학 경쟁력 평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QS대학평가에서 한국 대학은 2015년 이래 20위권에 새로 진입하지 못했다. 서울대 순위는 아시아 4위에서 지난해 10위로 추락했으며, 같은 해 IMD(국제경영개발연구원)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대학교육 경쟁력은 63개국 중 49위이다. WEF(세계경제포럼) 평가에서는 국가경쟁력 순위가 2011년 24위에서 2017년 26위로 하락하는 동안, 대학 시스템의 질은 55위에서 81위로 급락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