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학과 지역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캠퍼스타운 사업이 '창업 요람' 정책을 강화한다. 서울시는 20일 오전 중앙대 102관에서 제6회 '캠퍼스타운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서울 48곳의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캠퍼스타운 정책거버넌스다.
행사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년사에서 서울시를 창업도시로 만들겠다고 한 바 있다"며 "창업은 대학에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캠퍼스타운이 공간을 좀더 확장하고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했고, 이제 창업 단계로 확장한다"며 "앞으로 캠퍼스타운이 창업의 베이스타운·캠프가 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사업을 창업 중심으로 맞추는 것으로 목표로 '창업꿈터'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창업꿈터는 서울시가 대학가 주변 노후 모텔을 구입해 조성하는 청년의 주거·창업 공간이다. 1호점이 지난 2017년 11월 문을 열었으며, 오는 2020년 2월 2호점이 문을 연다. 입주 규모는 1호점이 8개 기업 20명, 2호점은 12개 기업 28명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노후 모텔 10개를 사들여 창업 공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1·2호점을 통합운영하고 공간을 공동이용하게 하며, 24시간 창업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제공한다. 2020년 말에는 창업꿈터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대학들도 창업 위주 사업에 호응할 뜻을 밝혔다. 협의회는 대학 연합 창업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캠퍼스타운 창업펀드 조성 추진한다. 펀드 재원은 선배기업 매출액과 주식 기부로 마련해, 동문기업 및 대학을 지원한다. 하반기에는 '캠퍼스타운 2.0'을 선언해 '2019 창업도시'를 주요 과제로 삼는다.
한편 서울시는 캠퍼스타운 종합형 대학 4곳과 단위형 7개 내외를 추가 공모한다. 종합형은 4년 동안 100억원을 분할 지원하며, 단위형은 3년 동안 6억~30억원을 분할지원한다. 다음달부터 공모해 오는 11~12월 선정 대학을 발표한다. 사업 착수 시기는 종합형 2021년, 단위형 2020년 1월이다.
김창수 협의회장은 "이번 추가 공모로 서울 대학의 절반 이상이 캠퍼스타운의 수혜를 받게 됐다"며 "대학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책 발표 직후 이어진 오찬 간담회에서 총장들은 캠퍼스타운과 관련해 정책 건의를 쏟아냈다. 창업 활성화 등에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스타트업 사무실을 지으려고 해도 고도제한이 있는 한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며 용적률 완화를 건의했다. 성미경 숙명여대 부총장도 "주거 공간과 육아 문제로 여성창업 비율이 너무 낮다"며 "서울시가 계획하고 있는 청년 주거공간 확대 시 가족형 주거 공간과 보육시설도 함께 갖출 수 있다면 여성도 걱정 없이 창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효율적인 기존 공간 활용으로 창업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시장은 "도시재생, 도전숙 등 서울시의 기존 정책과 연계해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며 "용적률을 꼭 높이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북향으로 짓는 등 새로운 발상도 생각해보시라"고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중앙대 102관에서 열린 제6회 '캠퍼스타운 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