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질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박 시장은 2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문래동 수질사고 관련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19일 문래동의 한 초등학교, 20일 문래동 일대 아파트에서 혼탁수 민원이 접수됐다. 서울시는 21일 학계·기업·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간합동조사단을 꾸려 사고 원인 조사와 자료 분석, 현장수질분석 등을 진행했다. 민원발생 10개 아파트 중 수질검사 결과, 탁도가 법정 수질기준 0.5NTU를 초과한 5개 단지에 식수 사용제한조치가 내려졌다.
남부수도사업소 수질팀에서 문래동 5개 학교에 수질검사를 진행한 결과 25일 기준 0.06~0.19NTU로 탁도 등이 먹는물 수질기준에 모두 적합한 상태로 나타났다. 최종 식수 사용제한은 수질의 안정적 회복은 물론, 실효적 재발방지대책과 검증을 거쳐 전문가 합동 주민설명회에서 해제 판정을 발표한다.
합동 조사단은 노후배관과 관말지역(배수관 끝부분)의 퇴적물이 수질변동을 유발하는 교란요인으로 작용해 혼탁수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6일부터 관 내시경 조사를 벌여 이물질과 부식상태를 확인하고 단계적 퇴수작업을 실시한다. 내달 초엔 수질자동측정기를 6곳에 설치하고 침전문 제거를 위한 퇴수변도 3곳에서 7곳으로 늘린다. 문래동 일대 배수본관은 1973년 만들어져 구경 800mm, 연장 1.75km로 50억원을 들여 올해 안에 교체 공사를 완료한다.
음용제한으로 불편을 겪는 지역 주민들에게 필터 교체 비용 등을 지원하고 수도요금도 감면해 줄 예정이다. 주민과 수도사업소, 상수도사업본부가 참여하는 수질관리협의체와 핫라인도 가동할 예정이다.
특히, 추경예산 727억원을 편성해 노후 상수도관 총 138km를 연내 착공해 내년까지 교체한다. 당초 목표인 2022년 완료에서 2년 앞당겼다. 서울시는 지난 1984년부터 노후 상수도관 교체사업을 추진, 전체 1만3571km 가운데 98.7%(1만3396km)를 녹에 강한 신형 상수도관으로 교체를 완료했다. 이번 교체 대상은 재개발지역 등 37km를 제외한 잔여 138km다. 지역마다 수질 차이가 존재하는만큼 소블록 물세척 추진, 취약지역 실시간 수질관리를 실시하고 빅데이터를 수집해 선제 대응을 시도한다.
박 시장은 “‘붉은 수돗물’ 사태는 서울시의 치욕으로 138km의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할 경우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리수는 서울의 자랑 중 하나로 이번 일이 아리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추가적인 사고 발생요인을 차단해 전화위복이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노후 하수관로도 시급히 교체해야 한다. 열관 온수관의 경우에도 개선해야 한다. 사실 지방 정부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앙 정부에 요청했지만 아직 크게 지원 받지 못했다. 안전이 세월호 이후 국가적 관심사라는 점에서 서울시가 최선을 다하지만 부족한 것은 중앙정부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문래동 수질사고 관련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