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충당금 환입과 대출성장 등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별로는 신한지주가 업계 1위로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하나·
우리금융지주(316140)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2분기 추정 당기순이익은 총 3조15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분기의 3조2604억원(우리은행 순익 기준)에 비해 3.38% 감소한 규모지만, 작년 일회성 이익을 감안하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과 서민금융정책 등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들이 잇달아 발생했음에도 실적방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린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리딩뱅크의 수성 여부다. 최근 몇 년간 KB금융과
신한지주(055550)가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기준으로는 신한지주가 앞서가는 모양새다.
신한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9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하며, 금융지주사 중 가장 높은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분기 965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순익은 1조942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상반기의 1조8170억원에 비해 6.8%나 확대된 것이다. 금융지주사 가운데 상반기 예상순익이 전년대비 늘어나는 곳은 신한지주가 유일하다.
KB금융(105560)지주의 경우 순이익이 9432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0.4%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과 신한지주 간 2분기 추정 순이익 차이는 332억원에 불과하지만, 상반기로 따져보면 차이는 뚜렷하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8459억원으로 상반기 순익 추정치는 1조7891억원이다.
올해 1월 금융지주사로 전환된
우리금융지주(316140)의 경우 2분기 순이익에 585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나왔다. 우리금융은 1분기 6145억원의 순익을 시현한 바 있다.
이밖에
하나금융지주(086790)의 2분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 0.3% 늘어난 6456억원로 예측됐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순익은 1조209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모멘텀 약화와 오픈뱅킹 도입 등 대외변수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부정적으로만 접근할 필요가 없다"며 "올해 2분기 은행업종 추정 순익은 4조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그 배경으로 "은행 전체적으로 약 2500억원에 달하는 한진중공업 충당금 환입의 영향과 함께 NIM(순이자마진)과 대출성장이 모두 선방하고, 대손비용률도 0.20%에 그쳐 1분기의 낮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현재 은행별 한진중공업 충당금 예상 규모는 우리금융이 90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하나금융지주(086790)가750억원, KB금융은 560억원, 신한·BNK금융은 각각 140억원 내외다.
그는 또 "올 2분기 은행 평균 원화대출 성장률은 1.5%, NIM은 1분기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우리금융의 2분기 순익이 6000억원을 넘어 은행 중에서 컨센서스를 가장 큰폭으로 상회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