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반격 나선 청와대…국제여론전·대일 메시지 강화

입력 : 2019-07-14 오후 3:50:5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청와대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여러 대응 방안을 모색있는 가운데 반격 수위를 점차 높여나가고 있다. 일본에게 대북제재 위반 혐의 여부를 함께 조사받자고 역공에 나서는가 하면, 미국을 다각적으로 접촉하며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중재를 요청하는 등 국제사회 무대를 통한 여론전도 시작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여론전을 펼치는 데 주력했다. 김 차장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직무대행과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일본의 조치가 우리 기업뿐 아니라 미국기업, 나아가 세계무역질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전달하며 설득했다.
 
김 차장은 그 결과 미국에게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한일 갈등이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그는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미국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이런 일방적 조치와 한일 간 갈등이 우려스럽다고 다들 이해했고 그런 공감대가 있었다"며 "그래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한미일 공조를 계속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차장은 '중재'라는 표현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는 "제가 미국 행정부나 미 의회에나 가서 중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중재를 요청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만약에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고 간주하고 한미 간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느끼면 미국이 국가로서 알아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는 대화하고 합리적인 선에서 창의적인 해법을 찾아서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는데 일본이 준비가 안 된 듯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지난 12일 일본 측이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위반'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한일 양국의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국제기구 조사를 제안하며 '초강수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도 서서히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문 대통령은 전남 미래경제 비전 보고회에서 "전남의 주민들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청와대는 여전히 원만한 사태 해결을 기대하면서도 일본의 태도에 변화가 없다면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대통령이 15일 수석·보좌관회의와 1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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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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