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등용 사회부 기자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가 발생한지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정상화까지는 요원한 모습이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피해 지역 주민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앞서 환경부 수돗물 안심지원단은 서구, 중구 영종도, 강화 등 피해 지역에서 지난 1일부터 수질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전 지역이 블록별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인천시에 따르면 아직 피해 지역 일부 가정에서는 필터 착색이 발견된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26만 전체 가구가 아니라 대표 지점만 조사한 상황이라 정상화 선언까지는 아직 조심스러운 것이다.
특히 환경부는 지난 5일 일부 피해 지역의 수질이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정상화 판단을 내렸다가 주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기 때문에 섣불리 정상화 판단을 내리기가 더욱 어려워 보인다.
환경부는 대신 수돗물 정상화 단계를 공촌정수장 청소, 배수지 청소 및 송수관로와 급수구역 이토(이물질 제거), 블록별 안정화, 수용가 안정화의 4단계로 구분했다. 이 중 블록별 안정화는 실제 수돗물이 공급되는 가정집 등을 의미하는 '수용가'의 전 단계인 급수관의 수질이 안정화됐다는 뜻이다.
안심지원단은 수용가 대표 지점 284곳의 수도꼭지 샘플을 조사한 결과 서구 21개 동, 영종도 7개 동, 강화 1개 읍·12개 면이 모두 3단계인 블록별 안정화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태로 학교 급식이 중단됐던 서구와 영종도 학교 134곳에 대해서는 수질과 필터 기준을 모두 충족해 마지막 단계인 수용가 안정화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 시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특히 강화도에서 검사가 이뤄진 학교 23곳 중 강화여고와 잠두유치원 등 2곳은 수질 기준은 적합했으나 필터 기준에는 미치지 못해 추가 검사를 하기로 해 학생들의 불안감은 높다.
인천시는 하루라도 빨리 시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붉은 수돗물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무능 행정, 불통 행정에 대한 잇단 지적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수정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현재 인천시민들의 박남춘 시장에 대한 불신은 높은 상황이다. 앞선 시장들과 달리 이번 박 시장에 대해 걸었던 기대가 큰 만큼 실망감도 더 크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남아 있다. 박 시장을 비롯한 인천시 공무원들은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사태 해결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인천시 전체를 뒤덮고 있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