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스포츠와 결합을 시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늘어나고 있다. 사용자가 직접 운동을 하고 보상받는 개념의 프로젝트들이 쉬운 콘셉트를 장점으로 내세워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구단 중심의 의사결정 권한을 선수와 팬에 되돌리며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분산의 가치를 실험하는 프로젝트 또한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단순한 운동과 이에 따른 보상을 주는 스포츠 프로젝트들은 비교적 쉽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림포(Lympo)와 카디오코인(CardioCoin)은 모두 '운동-코인 보상-코인을 활용한 용품숍 구매'라는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했다. 볼트코인(Bolttcoin) 또한 유사하다. 개인 건강 관련 정보를 등록하면 기본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으며, 스포츠 활동으로 볼트 토큰을 얻게 된다.
상장 프로그램인 후오비 코리아 포커스 1기 프로젝트인 '300FIT'은 스포츠 &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플랫폼이다. 300FIT에 따르면 운동 전문가는 자신의 노하우, 팔로워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창작하고 각종 상품을 판매·홍보할 수 있다. 서포터즈는 자신이 좋아하는 인플루언서와 함께 FIT 토큰으로 멤버십을 맺을 수 있으며, 피트니스 관련 기업은 자신의 광고·판매 콘셉트에 적합한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수익을 분배할 수 있다.
칠리즈는 최근 코인마켓캡 기준 거래량 1위 거래소인 비트맥스에 상장하며 스포츠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칠리즈는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팬 참여 플랫폼으로 구단 중심의 스포츠에서 탈피하려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유벤투스 등 유명 축구 구단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축구 팬 참여 앱인 소시오스닷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칠리즈에 따르면 팬들은 플랫폼에 참여해 해당 스포츠팀의 토큰화된 투표권을 구입해 각종 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스포트엑스'는 블록체인 기술로 축구 산업의 지적재산권(IP) 자산을 통합 관리·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구단에 집중됐던 의사결정을 선수, 팬까지 확대하는데, 특히 에이전트의 과도한 개입 없이 선수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관리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다만 스포트엑스의 경우 지난달 국내서 축구 스타 루이스 피구와 함께 팬미팅 형식의 밋업을 개최한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스포트엑스는 해외 거래소에 상장을 목표로 추진 중인데, 기술 이슈로 프로젝트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컴퓨터 과학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인 실비오 미칼리 미국 메사추세츠 공대(MIT) 컴퓨터공학 교수가 설립한 것으로 유명한 '알고랜드'는 최근 세계 체스 연맹(FIDE)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체스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기술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FIDE가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파트너십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FIDE가 그동안 인공지능, 컴퓨터과학 등 기술에 관심이 많은 단체로 알려져 블록체인과 체스 기술의 결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해외를 중심으로 스포츠와 토큰 이코노미를 결합하려는 프로젝트들의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건강한 스포츠 생태계 구축으로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사용자에게 되돌려 주는 블록체인의 가치에서 프로젝트들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