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초대형 정보통신(IT) 기업들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23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파급력이 상당하다. 이들 IT 공룡이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란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페이스북은 내년 상반기 중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 계획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IBM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에 진출했지만, 페이스북은 암호화폐 시장을 직접 겨냥한 상황이다.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질서를 저해할 수 있다며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통해 전 세계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단 입장이지만, 향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이미 메인넷 클레이튼을 선보인 상태다. 이와 함께 한국과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로 거버넌스 카운슬도 꾸렸다. 블록체인 대중화를 목표로 현재 서비스 파트너 51개사와 함께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고, 클레이튼으로 플랫폼 전환을 시도하는 프로젝트들이 늘어날 만큼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하지만 제한적인 탈중앙화 구현, 대기업 중심의 거버넌스 등 업계 내 이견도 존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와 카카오 같은 IT 기업이 압도적인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시장에 진출하면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력은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암호화폐 관련 글로벌 규제안이 나오고, 여러 초대형 블록체인 프로젝트들도 가시화되면서 업계에서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과 카카오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