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개 지자체,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참 선언

서대문형무소에서 일본 수출 규제 규탄
"명백한 경제보복 행위…소재 국내개발 등 근본대책 마련 시급"

입력 : 2019-07-30 오후 2:53:0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전국 52개 기초자치단체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규탄했다. 
 
서울 서대문구, 경기도 수원 등 전국 52개 기초자치단체로 구성된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 연합(이하 지방정부 연합)은 30일 오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규탄 대회에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 김수영 양천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총 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에 맞서 자행된 명백한 경제보복 행위"라며 "지금 우리는 이번 조치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은 물론, 각 지방정부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민간단체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WTO 제소와 소재개발 예산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국가 산업경제 전반에 대한 각성을 기반으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의 국내개발 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방정부는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과가 이뤄질 때까지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보이콧 등 생활실천 운동을 적극 지지하고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하는 불매운동과 '일본 가지 않기'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며, 지방정부 간 교류를 중단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관광객과 관련해서 한국에서는 일본에 가지 않는 운동을 하지만, 일본 관광객이 오는 것을 막지 않고 선의로 민간차원에서 잘 교류하겠다"고 부연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서대문형무소에서 한일관계의 전향적 발전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보복적 수출규제에 대한 성명서를 읽어야 한다는 심정이 착잡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엄 시장은 "전국의 기초단체장 모두가 이 뜻에 동참하길 바란다"면서 "일본은 경제보복을 즉각 철회하고 앞으로 진정한 사과와 한일관계 정상화에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는 현명하지 못한 처사이며, 무역보복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은 지난 2008년 단합된 힘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했듯이 이번 어려움도 우리의 힘으로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미래는 과거 기억에 대한 현재의 성찰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일궈나가는 과정이라는 말처럼 일본은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경제 보복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은 "일본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반성 없이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을 외면하고 수출 규제를 하는 것에 맞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하나라 똘똘 뭉쳐 이겨내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로 자생력을 키워 누구도 우리나라를 얕보지 않도록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이 고통받고 치욕적인 수모를 겪은 것도 모자라 지금 경제전쟁을 논하는 상황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양천구는 수입이 안 되고 수출이 규제되는 상황에서 (구민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어떻게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할지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하는 불매운동에 동참하지는 못할망정 국민들을 비난하고, 누군가의 선동에 의해 움직이는 것으로 우매하게 보는 지도자들의 행태는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정부연합은 오늘 발표한 성명을 토대로 다른 지방정부의 서명을 받고, 강력한 대응과 함께 핵심소재 개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중앙정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전국 52개 기초자치단체로 구성된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연합'이 30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홍연 기자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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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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