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개인 직장의 연차까지 소진해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기업 자원봉사 프로젝트 마케터(이하 마케터)의 얘기다.
30일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마케터는 기업 자원봉사를 직접 기획-운영-평가-보급하는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과제를 해결하고, 기업 시민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마케터 활동은 2014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6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50여개의 기업들과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7월 한 달 동안은 롯데중앙연구소와 한화토탈 직원들이 참여해 양천구 어린이들을 위한 안전 테마 놀이터 보수 활동, 장애 영·유아를 위한 촉각책자 만들기, 여행용 캐리어 리폼을 통한 유기견 보금자리 만들기 활동 등 총 3가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런 활동의 중심에는 시민의 눈으로 지역사회 과제를 탐색하고, 이를 기업 자원과 이어주는 마케터 봉사자들이 있다. 이들은 누군가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의지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마케터는 대학생 60%, 직장인 35%, 주부 5%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1년 이상 활동을 지속하는 봉사자도 절반의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4명 중 1명이 4~6년째 봉사를 지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활동하는 봉사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봉사자들은 꾸준히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똑같은 답변을 내놨다. 사회변화에 관심과 의지를 가진 개인들이 모여 주도적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활동과정이 보람되고 가치있기 때문이라는 것. 봉사자들은 봉사 활동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이것이 사회 전반적으로 미치는 영향까지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차휴가를 내고 봉사에 참여할 정도로 열정적인 김지윤(30)씨는 “팀원들과 기획부터 전 과정을 준비해 온 활동”이라며 “막연한 책임감 때문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이라 휴가를 냈다. 마케터 봉사 활동이야말로 내가 성장하고 리프레쉬할 수 있는 진짜 휴식 시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장애 영·유아를 위한 촉각책자 만들기 프로그램은 조카에 대한 김씨의 사랑에서 나왔다. 김씨는 “얼마 전 조카가 태어나 아이와 아이용품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다”며 “장애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이 적절한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기획했다”고 말했다.
6년째 마케터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조수빈(30)씨는 “봉사는 내 삶의 내비게이션과 같다”며 “대학생 때부터 흥미로 시작했던 봉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현재는 기업에서 사회공헌을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사회변화에 대한 공감 하나로,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모여 시너지를 내는 경험을 했다”며 “함께 하는 팀원들은 이제 가족만큼 소중한 사람들이 됐다”고 덧붙였다.
마케터들은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오는 10월~11월에 있을 2차 프로젝트 활동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안승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센터장은 “기업 자원봉사 프로젝트 마케터는 시민들의 수요와 기업 자원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개인-기업-지역사회가 힘을 모으고,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마케터는 개인 직장 연차까지 내가며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마케터 단체 사진/서울시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