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명백한 경제보복"이라며 맞대응 규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노 실장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업무보고 등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고 "우리도 일본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해 수출관리를 강화하고 관광·식품·폐기물 등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황을 악화시켜 온 책임은 일본에 있는 만큼 앞으로 일어나게 될 외교적·안보적·경제적 책임은 모두 일본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관광·식품·폐기물' 관련 언급은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문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 정부 입장에서 방사능 문제는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다. 노 실장은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을 멈추는 유일한 길은 일본 정부가 일방적이고 부당한 조치를 하루빨리 철회하고 대화에 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일본의 조치로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기업이 겪을 당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장기적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다시는 기술패권에 휘둘리지 않게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계기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노 실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가능성에 대해 "지소미아는 외교적인 문제이면서 또한 군사적인 문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의 정서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최종적으로는 국익의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에 대해 신뢰 결여와 안보상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결정한 일본과 민감한 군사 정보 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까지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고 검토 중인 사안이다. 24일까지가 통보 시점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계속해서 신중하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국에 중재를 요청할 생각은 없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는 "중재를 요청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요청할 생각은 없다"면서 "중재라는 표현보다는 미국의 관심, 그리고 관여와 같은 표현이 적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