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차석용(사진) LG생활건강 부회장이 500대 기업 전문경영인 중 재임 기간 시가총액을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 중 1년 이상 재임한 187곳의 전문경영인 227명의 재임 기간 시가총액증가율을 조사한 결과 차석용 부회장의 재임 기간인 14.6년 동안 LG생활건강의 시총이 440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31일 기준 LG생활건강의 시총은 차 부회장이 처음 대표이사로 선임된 2005년 1월 4357억원의 약 44배인 19조6321억원이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126.5%(893.71→2024.55)보다 4278.9%포인트나 앞선 수치다. 차 부회장은 화장품 고급 브랜드 성장에 힘입어 올해 들어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8.4년을 재임한 성열각 대원강업 부회장은 취임 당시 시총 204억원에서 2461억원으로 1106.6% 끌어올려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시총 네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전문경영인은 차석용 부회장과 성열각 부회장 두 명이다.
이어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880.5%), 최양하 한샘 회장(878.2%), 곽선기 서희건설 사장(760.1%),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사장(494.8%), 이강훈 오뚜기 사장(475.3%), 추성엽 팬오션 사장(275.4%),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215.3%), 허민회 CJ ENM 부사장(207.4%) 등이 상위 10위권에 포함됐다.
반면 재임 기간 시총이 가장 많이 떨어진 전문경영인은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으로 11.0년 재임하는 동안 시총이 7조3억원에서 2조2799억원으로 67.4% 감소했다.
김근식 서연이화 사장(-64.9%), 이원준 롯데쇼핑 부회장(-59.4%), 김철 SK케미칼 사장(-58.0%), 뤄젠룽 동양생명 사장(-54.9%),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사장(-54.8%), 김경묵 KG케미칼 대표(-52.3%), 김태준 화신 부사장(-51.5%), 김영석 에코플라스틱 사장(-50.8%),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50.8%) 등이 재임 기간 50% 이상 시총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총 증가 상위권 전문경영인 대부분 생활용품과 제약, 식음료, 유통 등 내수 위주 업종이 다수를 차지했고, 시총 감소 전문경영인은 생명보험사와 자동차 부품사 등 업황이 부진한 업종에 많았다.
특히 생명보험사에서는 현성철 삼성생명 사장과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도 각각 35.51%, 32.89% 시총이 감소했다. 이는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운용 부담이 큰 데다 회계기준 변경, 규제 강화 등 업황 자체가 위축된 탓으로 분석된다.
한편 재임 기간 시가총액 연평균증가율(CAGR, Compound Annual Growth Rate)이 가장 높은 전문경영인은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 2.4년 동안 연평균 48.9% 성장했다.
연평균성장률은 재임 기간이 짧은 전문경영인이 주로 순위권에 포함됐다. 주요 전문경영인은 허민회 CJ ENM 부사장(43.0%) 3.1년, 추성엽 팬오션 사장(38.8%) 4.0년, 조남창 삼호 사장(36.6%) 1.4년, 민영기 롯데제과 대표(32.4%) 1.5년, 김상우 대림산업 부회장(31.5%) 1.4년 등이다.
반대로 연평균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전문경영인은 안세홍 아모레퍼시픽 사장(-43.8%), 김경묵 KG케미칼 대표(-42.4%), 김철 SK케미칼 사장(-40.7%), 김대철 HDC현대산업개발 사장(-36.1%), 박우동 풍산 사장(-3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