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경험 없는 중국 조선사가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을 건조한다고? 선가를 낮추려는 여론전이겠죠."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발주 프로젝트 수주 후보로 중국 조선사가 현지에서 거론되지만 실제 수주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현지 언론에서 중국 조선사를 언급한 것은 수주전을 가열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인도받기 위한 여론용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와 러시아 현지 언론 타스(TASS)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석유사 노바텍(Novatek)이 LNG쇄빙선 4척 발주 계획을 수립했다. 확정분 3척과 옵션분 1척이며 오는 2023년 말까지 모든 선박 인도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주 프로젝트 규모는 60억루블(1조1100억원)이며 선박들은 북해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지 외신은 현재 노바텍이 조선사들과 건조계약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후보로는 자국 조선사 즈베즈다(Zvezda)조선, 한국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중국 후동중화조선(Hudong-Zhonghua)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현지업계에서는 자국 조선사인 즈베즈다조선이 유력한 후보라고 언급했다. 즈베즈다조선은 러시아 정부와 국영 석유사 Rosneft, 국영은행 가스프롬뱅크(Gazprombank)의 컨소시엄에 의해 설립된 조선사다.
즈베즈다조선 전경.사진/ 즈베즈다조선 홈페이지 갈무리
중국 조선사도 이번 수주전에 언급됐다. 후동중화조선은 중국내에서 LNG선 건조 경험이 가장 많다. 또 중국은 국내 조선사보다 5~10% 가량 낮은 선가로 책정되고 있어 가격경쟁력에서 앞선다. 하지만 LNG쇄빙선 건조 실적이 전무하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후보 중 중국 조선사가 포함된 것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발주처로서 건조 경험이 없는 조선사에 선박을 발주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발주처가 조선사간 선가 경쟁을 부추기기 위해 여론전을 펼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보다 저렴한 가격에 선박을 건조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다.
의도가 무엇이던 당장은 국내 조선사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즈베즈다조선도 한국 조선사보다 건조 기술력이 뒤쳐지는 것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또 설령 즈베즈다조선에 발주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조선사가 수혜를 볼 수 있다. 최근 즈베즈다조선은 삼성중공업을 기술 협력 파트너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조선사에 발주한 후 국내 조선사와 함께 건조할 가능성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 기술력이 더 높기 때문에 수주할 가능성이 높지만 혹시나 즈베즈다조선이 수주한다고 해도 독자적으로 건조할 능력이 부족한 만큼 국내 조선사와 협력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