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는 선방했는데'…중형조선사, 추가 일감 확보 더 '절실'

STX조선 유휴인력 문제 해소 시급…대선조선·한진중공업 향후 2년치 일감만 확보

입력 : 2019-08-1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중형조선사들이 환율 상승 효과로 상반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하지만 일감은 유휴인력 문제를 해소할 정도로 확보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추가 수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형조선사들이 상반기 실적 보고서를 속속 발표했다. 우선 STX조선해양은 상반기에 매출 1821억2600만원, 영업이익 246억9800만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1189억9200만원) 동기 대비 무려 5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같은(33억4400만원) 기간 대비 무려 7배 이상 늘어났다. 
 
상반기 실적에 대해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법정관리를 졸업한 이후 미리 설정했던 충당금이 생각보다 많이 환입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조선업 특성상 선박 계약이 달러화로 이뤄지는데, 최근 환율 급등 효과를 본 것이다. 
 
대선조선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1582억3100만원, 영업이익 44억31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442억9000원 대비 9.7%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억9700만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 2017년 선박 가격은 역사상 최저 수준을 보였다. 대선조선은 이때 수주했던 선박 대부분을 털어내면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 대선조선 관계자는 "상반기에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인도한 선박 중 선가가 양호한 배들이 많아 이익이 발생했다"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은 조선 부문의 부진을 건설 공사 부문에서 만회했다. 상반기 매출은 6906억5100만원, 영업이익 22억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 85% 줄어든 수치다. 사업별로 보면 조선 사업은 230억87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건설공사(161억4400만원), 기타(91억4700만원) 사업에서 손실을 메웠다. 
 
대선조선 전경. 사진/뉴시스
 
상반기 실적은 선방했으나 추가 수주가 더욱 시급한 실정이다. STX조선해양 생산직 총 520명 중 260명이 지난해부터 순환 무급 휴직에 들어갔다. 일감을 추가로 확보해야 유휴인력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수주 영업활동은 활발하다. STX조선해양은 최근 그리스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추진 MR탱커(5만톤급)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하기도 했다. 
 
대선조선은 오는 2020년 말까지, 한진중공업은 2021년 말까지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조선소는 약 2년 이상의 일감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향후 발주시장에 대해 예측하기 힘든 만큼 현재 수주잔량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외 환경은 녹록치 않다. 국내 중형조선사 대부분은 은행으로부터 선박 건조 자금을 대출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형조선사는 선박 인도 후 받은 잔금을 그대로 신조선 건조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수주를 더 하려고 해도 건조자금을 대출 받지 못하기 때문에 수주량을 크게 늘릴 수 없는 것이다. 
 
중형조선사 관계자는 "중형조선사들은 모두 마찬가지인 입장으로 건조 자금을 대출받지 못해 자체적인 수주 활성화 등으로 회사를 꾸려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나 일감이 줄고 있어 하반기에는 적자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반기에 비해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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