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500만그루 심어 미세먼지·폭염 막는 마포구

공기청정숲 조성 마스터플랜 발표, 350만명 산소 공급 효과

입력 : 2019-08-19 오후 5:27:24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마포구가 10년간 500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공기청정숲을 조성해 미세먼지와 폭염에 대비한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나무를 심는 것은 미래를 심는 것’이라는 말이 더 절실해 지는 시대”라며 “전국적으로 숲 조성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포구는 도심 곳곳에 숲과 정원을 만드는 대대적인 사업을 펼쳐 지난 2014~2017년 4년간 생활권 자투리땅과 오랜 세월 방치된 경의선 철길을 ‘선형의 숲’으로 재탄생하는 등 서울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많은 57만9000그루의 수목을 식재했다.
 
마포구는 여기서 나아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미세먼지도 잡고 도심  폭염피해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하고자 ‘마포 500만그루 나무 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유 구청장은 취임 직후부터 민선7기 100만그루 나무 심기 정책 목표를 추진하던 중 미세먼지와 폭염, 도심열섬 현상 등으로부터 주민과 사회적약자를 보호하고자 정책 확대를 결정했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서울대보건대학원에 따르면 나무 1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며, 여름 한낮기온을 3~7도 낮추고, 폭염 시 녹지 공간이 풍부한 곳은 사망률을 18% 절감한다. 수목 500만그루 나무심기는 1년 동안 노후 경유차 1만600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15평형 에어콘 400만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것과 유사한 도심온도를 낮추고 성인 350만명이 1년간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 
 
주민 스스로 나무를 심고 가꾸는 공동체 나무심기는 마을 골목, 자투리땅에 덩굴장미, 라일락 등 향기로운 꽃나무를 식재해 경관개선과 쓰레기 무단투기 등 주민생활 불편사항을 해소한다.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있는 식물을 각 가정에 보급하는 ‘각 가정 나무 나누기’ 행사를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가로녹지 확충사업’은 도로변 한 뼘의 땅이라도 나무를 식재해 가로변 보행공간을 미세먼지 저감·차단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자동차 매연이 많은 교통섬과 횡단보도에 그늘막 대신 그늘목을 식재해 그늘 숲을 조성하는 등 삭막한 도로를 녹색도로로 재조성할 예정이다. 
 
마포구는 올해 전국 최초 ‘파고라형 그늘목’을 식재했다. 그간 교통섬과 횡단보도에 자원 소모적이고 관리에 노동력이 많이 소모되는 그늘막 대신, 친환경 소재인 수목을 이용한 그늘목을 식재하고 2022년까지 30곳으로 늘려 여름철 폭염 속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주민에게 잠시나마 시원한 그늘을 제공할 예정이다.
 
포장 및 지하구조물 등으로 식재토심 확보가 어려운 광장이나 공간은 다양한 수종의 이동형 화분과 벤치 등을 조합 배치해 쉼터로 활용하고 필요한 경우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움직이는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학교 주변, 철도변, 하천변, 장기미집행 공원 보상지 등 대규모 유휴공간을 활용, 다양한 녹지공간을 확충하는‘생활권녹지 확충사업’도 진행한다. 미세먼지민감군인 어린이를 보호하고자 학교의 운동장, 옥상 등 학교 내부와  학교 통학로 주변에 벽면녹화, 띠녹지 등을 집중 조성하는 ‘통학로 숲 터널’을 올해 하늘초교를 시작으로 3곳에 조성했고, 지난 5일 서부교육지원청과 협약을 체결해 47개 학교에 열린 학교 숲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주민, 회사, 단체가 주도적으로 나무를 심는 민간 주도 나무심기도 확대한다. 우정사업본부, 한국지방공제회 등 민간자본으로 도심 숲 조성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생명의숲 국민운동 등 단체와 협약을 체결해 학교, 동네 유휴지에 도심 숲을 조성해 민간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예산 절감효과 및 녹지 확충을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 서울화력발전소 지하화에 따른 발전소 지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서울화력발전소 공원(가칭)’을 2020년까지 준공해, 맑고 푸름이  넘치는 마포의 도심환경을 재조성 하는데 이바지할 예정이다.
 
수목식재지역 확보를 위해 마포구는 지난 7월부터 관내 수목식재 가능지를 전수 조사해 628곳을 확보한 바 있고, 구민 공모 및 의견을 상시로 받아 개별 현장조사와 식재 가능성 등을 판단해 단계별로 나무심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마포구 서강로에서 보행자들이 그날막 대신 조성된 그늘목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사진/마포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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