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우리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해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들어가겠다"며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의 동참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 승리 전략 등을 담은 이른바 '손학규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제3당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제3지대를 튼튼히 장악하기만 하면 총선은 바른미래당의 승리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선 "더 이상 자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면서도 "다만 한 가지 남은 꿈이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비당권파의 퇴진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한국당으로 보수대통합이 된다면 양당정치로의 회귀, 구태정치로의 복귀"라고 지적했다. 또한 "바른미래당이 민주평화당 또는 대안연대와 통합하는 것도 막아야 한다"면서 "바른미래당이 지역정당으로 퇴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판짜기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에게도 함께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손 대표는 "안철수·유승민 대표, 저와 함께 가자"며 "이제 싸우지 말고 함께 승리의 길로 나가자. 우리 다함께 바른미래당으로 튼튼하게 자리 잡고, 좌와 우,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의 모든 개혁세력이 제3지대에서 함께 모여 대통합개혁정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의 길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손 대표는 내년 총선 비전에 대해선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인재개발위원회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공천과 관련해선 "청년과 여성의 인재 영입에 특별히 공을 들이겠다"며 "여성과 만50세 이하 청년들로 공천의 50% 이상을 채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 공천도 상향식으로 100% 국민참여 공천으로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며 "공천 시스템을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거국내각 구상도 제안했다. 손 대표는 "거국내각을 구성, 나라 위기를 극복해줄 것을 건의한다"며 "국무총리를 경질할 때가 되면 야당과 협의해 국무총리와 주요 장관을 임명하는 절차를 실행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은 외교와 국방, 국무총리가 나머지 국정을 돌보는 것"이라며 "장관 인사 등 주요 국사를 위해서는 야당을 포함한 국가 원로로 구성된 가칭 '국가통합위원회'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진로와 내년 총선전략 등을 담은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