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인천시가 해마다 1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재정이 지원되는 준공영제 시내버스를 비롯한 인천 지역의 모든 버스노선에 대해 전면 개편 작업에 들어간다. 비효율적이었던 버스 노선을 개선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인천시는 20일 인천시청 시장접견실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용역사가 참석한 가운데 ‘시내버스 노선체계개편 및 효율화방안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노선개편 용역은 인천시가 지난 7월에 발주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외 3개사가 내년 5월까지 10개월에 걸쳐 빅데이터에 근거한 노선 개편안 마련 등 주요 과업을 수행한다.
이번 용역의 핵심은 굴곡 노선과 장거리 노선을 줄이는 데 있다. 현재 간선 위주의 노선 운영에서 철도, 병원, 상권, 학교 등 시민들의 동선과 가까운 지선 위주로 노선체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버스 노선 효율화 정책 수립에 걸림돌이었던 한정 면허 17개 노선도 폐지해 재정 부담을 줄이는 한편, 효율적인 버스 행정 기반도 마련할 방침이다.
또한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라 운전자의 근로 시간도 단축 적용한다. 지하철 개통 이후 버스 승객이 대폭 줄어든 과다 운행 대수 노선의 차량을 재조정해 원가 절감과 재정 건전화를 도모한다.
현재 4곳 밖에 없어 연료 낭비와 배차 시간 증가 등의 원인이었던 버스 공영 차고지도 2021년까지 6곳으로 늘리고 2026년까지 14곳으로 확대한다. 노선별 기점과 종점지역의 버스회차지도 대폭 확대해 운전자의 편의시설도 갖춰 나간다.
인천시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시민공청회와 설명회를 거쳐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통해 보완한 후 내년 7월 31일 노선개편을 전면 시행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시내버스 노선 합리화와 준공영제 재정 절감은 지금까지 여러 난제와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해결하지 못했던 대표적인 숙원 과제였다”며 “이번 빅데이터 활용 노선개편이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한 시민 만족도가 개선되고, 대중교통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시 시내버스 이용승객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시는 이에 대한 원인이 지하철 개통, 자가용 이용 증가와 더불어 지난 2016년 실시한 시내버스 노선개편이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천시 재정 지원금도 크게 늘고 있다. 5000여 운수관계자 인건비로 매년 100억 정도가 증가되고 있으며, 주52시간 근로시간 보장에 따라 256억원의 추가 인건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재정지원금은 2010년 431억원에서 2018년 1079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1271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2024년에는 2000억원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인천시 3인 가구당 부담금은 올해 기준 12만7000원이며, 2024년에는 21만5900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인천시는 보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버스조합과 ‘투명한 운영을 위한 준공영제 제도개선안’에 합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버스 운영 관련 재정 지출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그 후속 대책으로 시내버스 재정절감·이용객 증대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박 시장은 “민선7기 초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선을 추진했다. 신중하게 문제점을 검토하고 버스조합과 오랜 기간 협의와 대화를 통해 개선에 합의한 만큼, 이번 계획이 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향후에도 시민들이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20일 시청 접견실에서 열린 '인천 시내버스 노선운영체계 개편 및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주재하며 주요사항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인천시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