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28일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30일 전에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제 개편안(공직선거법 개정안) 표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개특위 안건조정위는 이날 정원 6명 중 더불어민주당 김종민·이철희·최인호 위원과 바른미래당 김성식 위원 등 4명의 찬성으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225석 대 75석으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정의당 심상정 의원 대표발의)을 통과시켰다.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안건을 의결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 의사진행이다.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장 의원은 안건조정위의 처리 직후 기자들과 만나 "3분의 2 이상을 기준으로 표결한다는 조항은 국회법에 없다. 안건조정위 활동 기간도 90일이 보장돼 있다"며 "그러나 이것도 무시하고 김종민 의원이 표결로 강행 통과시켰다. 날치기이자 무법"이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이 알아서 표결을 한다면 앞으로 국회는 단 한 석이라도 많은 정당이 모든 상임위에서 (원하는 안건을) 강행 처리하는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당은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에게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청하면서도 한국당 몫 위원 2명에 대한 명단 제출을 거부했다. 선거법 처리를 지연시키고자 안건조정위원회 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홍 위원장이 국회법에 따라 한국당 위원 2명을 '직권 구성'하면서 이날 안건조정위는 표결에 들어갔다.
한국당은 이날 안건조정위 의결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가처분 신청 절차를 밟았다. 이후 권한쟁의심판 청구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과 일부 야당이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더니 오늘 끝내 20대 국회를 날치기 국회로 전락시켰다. 의회민주주의는 어디로 사라지고 의회독재주의가 됐다"며 "정치공작이자 의회민주주의를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민주당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정개특위는 29일 전체회의에서 선거법에 대한 최종 통과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진 게 아니기 때문에 향후 열릴 전체회의에서도 충돌이 예상된다. 선거법이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통과하면 법사위 계류 기간 90일을 거쳐 오는 11월 말부터는 본회의에 오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