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불황의 영향으로 패스트푸드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규 브랜드의 진입 등 새로운 경쟁 구도가 구축되면서 활기를 띤다. 업계는 이러한 효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패스트푸드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는 이르면 이달 말 2호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세계푸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있는 버거플랜드 코엑스점에 대한 리뉴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개점한 노브랜드 버거 1호 매장인 홍대점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객이 몰리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 대기 줄이 있을 정도로 많은 고객이 방문해 평일 약 1500개, 주말 약 2000개의 메뉴가 판매되고 있다. 노브랜드 버거는 햄버거 단품이 1900원~5300원, 감자튀김과 음료가 함께 구성된 세트가 3900원~6900원의 가격으로 구성되는 등 가성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버거플랜트 매장 2곳을 운영하면서 가성비 높은 햄버거를 테스트한 신세계푸드는 소비 심리 위축에 따라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높은 가성비의 메뉴와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가성비 콘셉트를 고객에게 쉽게 전달하려는 방법으로 이마트의 저가 PB 브랜드 노브랜드의 상표를 적용하고, 기존 버거플랜트의 리뉴얼을 결정했다.
업계는 노브랜드 버거의 초반 인기를 반기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패스트푸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시장 규모도 키울 수 있어 업계로서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몰리는 론칭 초기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고, 단순히 가성비만이 아니라 효율적 운영 역량을 키우는 것이 성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노브랜드 버거 1호 매장 홍대점 내부 이미지. 사진/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의 직영 매장을 확대하고, 가맹 사업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미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1년 미국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자니로켓을 국내에 론칭하면서 패스트푸드 매장 운영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전국에서 자니로켓 매장 3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8곳은 가맹점이다.
자니로켓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쉐이크쉑도 지난달 말 10호 매장인 종각점을 개설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SPC그룹은 지난 2016년 국내 독점 운영 계약을 맺고 쉐이크쉑을 국내에 도입했다. 특히 국내 1호 매장인 강남점은 오픈 초기 긴 고객 대기 행렬로 업계에서 반향을 일으켰고, 전 세계 쉐이크쉑 매장 중 최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쉐이크쉑은 청담점, 분당점, 센트럴시티점 등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수를 점차 늘렸고, 지난 7월에는 부산 1호 매장인 서면점도 열었다. 서면점은 오픈 당일 오전 5시부터 고객이 줄을 서기 시작해 개점 시간인 오전 11시 이전에 약 400명이 방문하는 등 강남점의 열풍이 재연되기도 했다.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 쉐이크쉑 운영권을 획득한 것에 이어 올해 4월 복합 상업단지 주얼창이에 매장을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쉐이크쉑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등장하면서 패스트푸드 버거와 수제 버거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라며 "최근 매장 수 확대보다는 브랜드별 경영 전략으로 내실을 다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은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쉐이크쉑 서면점 외관 이미지. 사진/SPC그룹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