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추석을 앞두고 선선한 아침저녁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지는 최근이다. 특히 여름 내내 무더위 속 모기에 시달리던 이들은 명절과 함께 다가오는 가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모기와 늦은 휴가를 활용해 동남아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이들이 존재하는 만큼 방심하지 않아야 각종 감염을 피할 수 있다.
모기에 물리면 그 부위가 부어오르고 간지러움을 느끼며 곧 가라앉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치명적인 병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여름철에는 한반도 온도가 높고 습하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고, 모기가 많은 동남아 등으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는 '작은빨간집모기'에 의해서 옮는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와 같은 동물들을 작은빨간집모기가 흡혈한 후 사람을 물었을 때 전염된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 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 소형 모기이며 모기의 활동이 왕성한 8~11월 발생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가진 모기에게 물리더라도 99%는 증상이 없거나 미열의 가벼운 증상을 보이지만 드문 경우 치명적인 급성 뇌염이나 무균성 수막염 그리고 비특이적인 열성 질환 등으로 진행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잠복기는 모기에 물린 후 5~15일 정도며, 병의 경과는 증상에 따라서 전구기(2∼3일), 급성기(3∼4일), 아급성기(7∼10일), 회복기(4∼7주)로 구분할 수 있다. 증상은 39~40도까지의 고열과 두통, 현기증, 구토, 복통, 지각 이상, 의식장애, 경련, 혼수 등의 증세를 나타내며 사망률도 20~30%에 달한다. 급성 뇌염으로 진행될 경우 회복된다 해도 3분의 1은 신경계 합병증이 남을 수 있으며 감염 시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으므로 예방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김종훈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모기는 후각과 시각, 열 감지 능력으로 피를 빨아먹을 대상을 찾는데, 이산화탄소와 열 그리고 젖산을 감지하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흡혈 대상의 사람을 찾아서 공격한다"라며 "모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모기에 물리고 39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거나 경련과 혼수 등의 신경학적 증세가 나타난다면 최대한 빠르게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모기가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가정에서 모기를 막기 위해서는 창틀 가장자리는 물론이고 모기가 들어오기 쉬운 베란다 배수관, 화장실 하수관 등을 잘 점검해야 한다. 모기는 2mm의 작은 구멍으로도 들어올 수 있으므로 촘촘한 거름망을 설치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뚜껑을 구비해 막아두는 것도 방법이다.
모기는 물이 고인 곳에 알을 낳는 습성이 있으므로 배수관과 하수관 구멍으로 끓는 물을 주기적으로 부어서 알과 유충을 박멸하는 것도 좋다. 이밖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밝은 색 긴 상하의를 착용하며 가급적 맨살을 드러내지 않는다. 곤충 기피제를 구비해 수시로 뿌리며 잠을 잘 때는 모기장으로 철저하게 대비하는 것이 좋다.
사진/고대 안암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