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이 4일 당 출입기자를 향해 "이러니 '기레기' 소리를 듣는다"고 발언했다. 기레기는 '기자+쓰레기'의 합성어로 일부 네티즌들이 기자들을 비하할 때 사용하는 용어다.
문제의 발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정례 브리핑을 마친 이 대변인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나왔다.
한 기자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민주당에 요청해 가진 국회 기자간담회는 내규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자 이 대변인은 방송 출연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떠나려 했다.
그 기자가 질문을 이어가고 같은 방송사 소속 카메라 기자가 이를 촬영하자 이 대변인은 "본질에 보다 집중하면 좋겠다. 검증되지 않은 채 기사를 낸 책임은 어떻게 질 것이냐"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야당 스피커가 되면서 (조 후보자가 사용한) 볼펜이 일제니 아니니 그런 것에 집착할 때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기자가 "볼펜을 묻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해도 이 대변인은 "오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검찰에 출석했는지는 취재 하셨나. 사소한 변두리에 있는 것들로 국민 시선 돌리지 마시란 얘기"라며 "스스로 보도한 기사에 자신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문제의 '기레기' 발언도 나왔다.
이 대변인의 이러한 발언이 논란이 됐고, 민주당 출입기자 반장단은 이 대변인의 공식 사과와 당 차원 재발방지대책 등을 요구했다.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은 "이유를 막론하고 표현이 부적절했다"며 "대신 사과하겠다. 부적절한 표현을 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질 낮은 취재에 대한 반성 없이 사건을 부풀리며 호도하려는 것에는 더욱 유감"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보수야당은 이 대변인을 비판했다. 한국당 이창수 대변인은 논평에서 "조국 후보자에게 불리한 뉴스는 모조리 '가짜뉴스'라고 호도해왔던 민주당의 민낯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면서 "타당을 '막말정치'라며 비난할 때는 둑이 터진 것 마냥 굴던 이 대변인이 본인의 막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대변인도 "공당 대변인이 언론인을 향해 '기레기'란 말을 쓴 것은 평소 민주당이 언론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대변하는 속마음"이라며 "객관적 진실을 담고자 하는 언론을 권력의 잣대로 재단하고 비하하는 행동은 다름을 넘어 틀린 행동"이라고 일침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19일 국회 패스트트랙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