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블록체인 통한 난민 지원…"2조원 규모 CBT 제공"

후만 하다드 "인도주의적 지원과 기부활동에 효율성·비용절감 효과"

입력 : 2019-09-05 오후 7:57:17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국제기구의 인도주의적 활동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블록체인을 통한 현금 기반의 CBT(Cash-Based Transfer) 지원 규모를 매년 늘려가고 있는데, 이를 통해 지원 활동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후만 하다드 WFP 신기술 책임자는 5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UDC) 2019'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WFP의 블록체인을 통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소개했다. 하다드 책임자는 "전통적으로 인도주의적인 지원 형태는 쌀이나 옥수수와 같은 현물이었지만, 최근 현금 기반 CBT 지원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WFP의 경우, CBT 지원 규모가 지난 2009년 연간 1천만달러(약 120억원) 수준에서 2018년 17억달러(약 2조147억원)로 급증했다. 매년 지원 규모가 78% 증가하는 추세다. 하다드 책임자는 "많은 지원 단체들이 수혜자에게 CBT를 통해 직접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기존 현물 지원보다 수혜자의 존엄성 고취, 비용 효율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후만 하다드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신기술 책임자가 5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두나무
  
현금 기반 CBT 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지원 단체들의 협업도 중요해지고 있는데, 기술적이고 제도적인 각종 장벽들 역시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블록체인의 디지털 신원 관리를 통해 여러 기관에서 누가 어떤 지원을 받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유된다"며 "지원이 절실한 대상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인도주의 활동에 필요한 효율성과 비용절감 효과도 있다"고 언급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기부에 활용되는 것에 대해서는 "현재의 기부 프로세스는 각국 통화가 달러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문제가 많다"며 "향후 암호화폐를 통한 기부가 활성화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UDC를 주최한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블록체인이 현실 세계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부터 게임과 의료, 콘텐츠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의 경우 블록체인 업계의 다소 답답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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